[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모랫바닥에 굴을 파서 집을 짓고 물고기와 함께 사는 일부 '딱총새우류'가 국내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랑무늬딱총새우(위)는 무너진 굴(집)을 보수하고 있고,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아래)은 더듬이(화살표)를 통해 호랑무늬딱총새우에게 위험 신호 감지를 보내고 있다./사진=생물자원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미기록종 딱총새우류의 국내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딱총새우류 중 일부는 모랫바닥에 굴 형태의 집을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망둑어류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특징을 가진 딱총새우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확인된 미기록종 딱총새우류는 2018년부터 제주 서귀포 연안에서 간헐적으로 관찰된 종이다. 지난해 11월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박진호 전북대학교 교수와 함께 제주도 서귀포 섶섬 연안의 수심 15m 모랫바닥에 딱총새우류 20여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를 위해 표본을 확보했다.
연구진이 표본에 대한 형태 특징과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해당 종은 일본 남부 연안 등 아시아 열대‧아열대 연안에 넓게 분포하는 알페우스 벨루루스 종으로 확인했다. 생물자원관은 몸 전체에 호랑이와 유사한 무늬를 갖고 있는 특징을 바탕으로 이 종을 '호랑무늬딱총새우(가칭)'라는 국명을 부여해 연내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발견 당시 딱총새우는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과 청황문절 등 두 종의 어류와 같이 지내고 있었다. 망둑어는 딱총새우가 굴 형태의 집을 지으면 함께 살면서 배설물을 먹이로 제공하고, 딱총새우가 집을 수리하는 동안 포식자 접근을 감시하고 딱총새우에게 위험 신호를 보낸다.
연구진은 같이 발견된 청황문절의 경우 포식자 위험을 알려주는 등 상호작용에 대해 알려진 바 없고, 위험을 느끼면 바위나 모래굴 속으로 숨는 습성이 있어 딱총새우와 공생관계로 해석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환 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생물 서식지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갖는 생물종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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