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들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이 사이버해킹 등으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 재원의 40%를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제재위는 이날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북한이 2017~2023년 암호화폐 탈 취 등 사이버 범죄로 벌어들인 금액이 약 30억 달러(약 4조 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북한은 사이버 범죄로 전체 외화수입의 약 50%를 조달하고 있다. 이를 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 및 언론보도, 민간 부문 기업 및 회원국 정보를 토대로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암호화폐 탈취사건 17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관련해 “북한의 사이버위협 행위자들은 유엔의 제재를 회피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가상자산 업계’를 계속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계속 안보리 제재를 다양한 수단으로 회피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진전시켜 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2017년 이후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핵무기를 추가로 개발하고 핵분열성 물질들을 생산해 왔다고도 말했다.
특히 북한 영변 핵단지에서 핵물질 생산 시도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동도 지속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영변 핵단지 인근에 있는 구룡강에서 최소 2곳 배출지를 통해 상당한 양의 배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북제재위는 보고 기간에 3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기, 중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 1기, 단거리탄도미사일 5기 등 최소 7기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고기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반도에서 군사 및 정치적 긴장이 더욱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2차례의 시도가 실패한 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해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다고 평가했다.
대북제재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극동연방대학(FEFU)을 찾은 사실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대학측에 질의한 결과 ‘대학과 북한기관 간 학술 교류는 없으며, 대학에 재학 중인 북한 학생은 인문학을 전공하는 영사관 직원 자녀들뿐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간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의 보고서는 작년 7월 말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현황을 담았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국제사회의 안보리 대북제재의 이행 상황을 점검해 1년에 두 차례 활동결과를 유엔에 보고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과 북한의 제재회피 수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유엔 회원국 및 관련 기관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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