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증권이 박종문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확정 지으면서 ‘박종문 시대’를 개막했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출신의 박종문 신임 대표는 삼성증권에서도 리스크 사전 관리에 힘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지난 21일 주주총회에서 박종문 신규 대표이사 선임 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박종문 대표는 장석훈 전 대표에 이어 삼성증권을 이끌게 됐다. 장석훈 전 대표는 삼성글로벌리서치 사회공헌업무 총괄로 이동했다.
1965년생인 박종문 대표는 부산 내성고, 연세대학교(학사)와 카이스트(석사)를 졸업해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경영지원실 담당임원, CPC(고객‧상품‧채널)전략실장, 금융경쟁력제고TF팀장, 자산운용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중에서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금융경쟁력제고TF팀장 경력이다. 금융경쟁력제고TF는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금융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소위 ‘진급코스’로 통한다. 박 사장은 작년 새롭게 출범한 삼성금융네트웍스 5개사(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의 컨트롤타워를 맡았다.
통합플랫폼 모니모(monimo) 역시 그의 손을 거친 소위 ‘대표작’이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8.51%나 들고 있는 회사다. 박종문 사장에 대한 삼성그룹의 신뢰가 두텁다는 점 또한 추측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박 사장의 향후 행보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항은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를 현재의 회사 상황과 어떻게 융합시키느냐로 좁혀진다. 삼성증권은 작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7411억원, 당기순이익 5474억원을 시현했다. 당기순이익은 29.5% 증가했고, 작년 수탁수수료 시장 점유율 10.2%를 기록하며 업계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호실적 흐름을 탄 상황에서 그룹 내 에이스를 증권사에 배치시켰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현재 시점으로 시야를 좁히면 상황이 반드시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삼성증권은 작년 4분기 영업손실 28억원, 당기순손실 7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분기 매출은 줄었는데 영업비용은 유지된 영향이 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삼성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위험은 타사 대비 적은 편”이라면서 “리스크를 미리미리 방어하겠다는 기조의 인사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