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때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였던 애플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엔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까지 겹치면서 '서학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들의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때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였던 애플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엔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까지 겹치면서 '서학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사진=SK텔레콤 제공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혁신의 아이콘’ 애플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이슈로는 반독점법 소송이 걸린 것을 들 수 있다. 소송의 주체는 다름 아닌 미 법무부다.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메릭 갈랜드 미 법무부 장관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애플이 개발자와 소비자를 통제하고 수익을 짜내기 위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했다’며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한다고 최근 밝혀 시장에 일대 파문이 일었다.
애플은 미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70%, 미국 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6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이러한 결과가 법을 위반하고 시장을 독점한 결과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세부 내용은 애플 관련 기기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경험을 상기시킨다. 즉, 애플이 아이폰과 자사 기기가 서로 연동되도록 하고, 다른 기기를 통해 경험하는 것을 엄격히 제어하는 ‘배타적 애플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것이 미 법무부 측의 시각이다.
단적인 예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애플 사용자끼리의 메시지는 파란색 말풍선으로, 타 기기 사용자와의 메시지는 초록색 말풍선으로 표기되는 식의 구분이 있기도 했다. 이는 실효성 측면보다는 ‘애플 이용자’라는 강력한 심리적 유대를 형성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단순히 시각적‧심리적인 측면을 떠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많다.
애플 측은 이와 같은 관행이 자신들의 '차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아이폰을 다른 스마트폰보다 안전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애플 제품들이 타사 제품 대비 강력한 보안성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렇게 공고히 구축된 애플 생태계의 장벽을 미 법무부가 어디까지 허물 수 있을 것인지가 이번 소송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도 애플에 반독점 규제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라 분위기는 더욱 좋지 않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에 대해 음원 시장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를 제기하면서 약 18억4000만 유로(한화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일련의 상황은 애플과 그 관련주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줬다. 지난 1월 하순 주당 195달러 수준까지 올랐던 애플 주가는 22일(현지시간) 기준 172달러 근처까지 내려온 상태다. 한국의 애플 협력사인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의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