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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견제나선 얼라인…주총 하루 앞두고 표대결 격화

2024-03-27 10:5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JB금융지주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이 회사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비상임이사 증원 및 신임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선임건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 

이번 주총이 지난해에 이어 표대결로 흘러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얼라인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핀테크업체 핀다의 JB금융 상호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인용 판결을 확보했다. JB금융의 우호세력인 핀다는 그동안 주총에서 JB금융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JB금융지주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이 회사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비상임이사 증원 및 신임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선임건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사진=JB금융지주 제공



얼라인은 "지분구조를 왜곡하는 탈법적 거래를 막지 못하고 전문성과 독립성 측면에서의 중요한 결함이 밝혀졌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JB금융은 즉각 "법원 결정을 존중해 이번 주총에 (판결을) 적용하되 이의신청할 것"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주총을 하루 앞두고 양측의 의견 대립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제11-2 민사부)은 전날 얼라인이 JB금융과 핀다를 상대로 신청했던 상호주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JB금융은 지난해 핀다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투자금의 일부를 100% 자회사인 JB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한 바 있다. 핀다는 JB금융의 지분을 0.75%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원 판결로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한 투자는 JB전북은행과 JB인베스트먼트가 핀다에 대한 주식을 '합유의 형태'로 소유한 것으로 보고, 모회사 JB금융과 완전자회사가 핀다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넘는 주식을 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채무자 핀다가 가지고 있는 JB금융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상호주 제한'으로 불리는 상법 제369조 3항은 10%를 초과하는 상호출자를 했을 경우 각 회사에 대한 상대방의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얼라인 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대해 "JB금융지주가 상호주식 소유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조합을 만들어 주식을 취득한 행위에 대해 최초로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상호주 제한규정을 근거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JB금융의 현 이사회를 향해 "지분구조를 왜곡하는 탈법적 거래를 막지 못하고 전문성과 독립성 측면에서의 중요한 결함이 밝혀졌다"며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이사 후보들이 선임되도록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주주들에게 당부했다.

이에 대해 JB금융 측은 즉각 "법원 결정을 일단 존중하고 이번 주총에 적용하지만 JB금융지주는 이의신청을 통해 보다 정확한 판단을 구할 것이다"며 "법률상 가능한 이의를 해 상급 법원으로부터 기간 제한 없이 신중하고 충실하게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에 법원 판결을 부득이 따르지만, 추후 상고를 통해 판결을 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JB금융은 얼라인의 공격적인 워딩을 겨냥해 "확정적인 결정이 나지 않았고 핀다가 의결권 행사도 하지 않았는데, 위법, 탈법이라는 표현은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JB금융지주는 오는 28일 오전 전북은행 본점에서 제11기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신임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선임 건이다. 

현 JB금융 이사회는 9명으로, 김기홍 회장(사내이사)과 성제환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 7명(유관우·이상복·정재식·김우진·박종일·이성엽·김지섭)의 임기가 이달 중 만료된다. J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젠더 다양성 및 주주 간 형평성을 고려해 이사회 멤버 수를 현행 9명에서 사외이사 2명을 증원해 11명으로 맞추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이에 JB금융 이사회는 기존 멤버 7명을 재선임하는 한편, 얼라인이 제안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와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얼라인은 비상임이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하고, 이 후보 외 4명(이남우·김기석·백준승·김동환)의 후보를 추가 추천해 이사회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다. 

JB금융 이사회는 다수의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 등을 해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하고 있다. 

아울러 얼라인은 주주제안으로 비상임이사를 현재 1인에서 2인으로 증가하는 안건을 제안한 바 있는데, 역시 JB금융 및 우호세력이 반대하면서 의견 대립을 이루고 있다. 

이에 양측 모두 표대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사회 선임은 각 주주들이 선임 이사의 수 만큼 복수의 투표권을 가지는 집중투표제로 실시된다. JB금융의 지분구조는 △삼양사 14.61% △얼라인 14.04% △OK저축은행 9.65% △국민연금공단 6.16% △더캐피탈그룹컴퍼니즈(The Capital Group Companies) 5.48% △기타 50.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을 지지하는 최대주주 삼양사와 3대주주인 OK저축은행이 JB금융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얼라인 측의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며, 주주들에게 JB금융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견제세력인 얼라인의 지분이 상당한 데다, 국민연금·캐피탈그룹·노지스뱅크(노르웨이계 국부펀드) 등 이른바 '큰 손'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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