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JB금융지주가 28일 오전 제11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전날 기자설명회에서 '핀다와의 상호주 의결권 행사 금지'와 '해외 투자자의 집중투표권 제한'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JB금융도 즉각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주총은 JB금융과 얼라인 간 우호지분 확보 경쟁이 관전 포인트인데, 외국인투자자의 의결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B금융지주가 28일 오전 제11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사진=JB금융지주 제공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전북은행 본점에서 주총을 연다.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비상임이사 증원 여부 △사외이사 선임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사는 이사 선임이다. 현 JB금융 이사회는 9명으로, 김기홍 회장(사내이사)과 성제환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 7명(유관우·이상복·정재식·김우진·박종일·이성엽·김지섭)의 임기가 이달 중 만료된다. J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젠더 다양성 및 주주 간 형평성을 고려해 이사회 멤버 수를 현행 9명에서 사외이사 2명을 증원해 11명으로 맞추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이에 JB금융 이사회는 기존 멤버 7명을 재선임하는 한편, 얼라인이 제안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와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얼라인은 비상임이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하고, 이 후보 외 4명(이남우·김기석·백준승·김동환)의 후보를 추가 추천해 이사회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다.
JB금융 이사회는 다수의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 등을 해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하고 있다.
아울러 얼라인은 주주제안으로 비상임이사를 현재 1인에서 2인으로 증가하는 안건을 제안한 바 있는데, 역시 JB금융 및 우호세력이 반대하면서 의견 대립을 이루고 있다.
이에 양측 모두 표대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사회 선임은 각 주주들이 선임 이사의 수 만큼 복수의 투표권을 가지는 집중투표제로 실시된다. JB금융의 지분구조는 △삼양사 14.61% △얼라인 14.04% △OK저축은행 9.65% △국민연금공단 6.16% △더캐피탈그룹컴퍼니즈(The Capital Group Companies) 5.48% △기타 50.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을 지지하는 최대주주 삼양사와 3대주주인 OK저축은행이 JB금융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얼라인 측의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며, 주주들에게 JB금융 지지를 호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두 자문사는 기업의 주가와 재무적 성과가 우수하면 주총에서 회사측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후문이다.
앞서 ISS는 "JB금융의 현 이사진은 명확한 전략에 따라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내왔다"며 "JB금융에 대한 변화를 주장하는 주주제안은 정당하지 않다"며 "JB금융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모두에 대해 찬성 투표하는 것이 타당하며, 나머지 모든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도 "총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수익률(ROE) 등 각종 지표가 의심의 여지없이 우수한 JB금융을 대상으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캠페인'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며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지지할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의 '큰 손'으로 꼽히던 국민연금도 전날 JB금융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주총에서 사측이 제안한 신임 사외이사(이희승·이명상)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견제세력인 얼라인 외에도 캐피탈그룹·노지스뱅크(노르웨이계 국부펀드) 등의 행방은 미지수다. 특히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얼라인은 "현행법상 JB금융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보유 주식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주주제안에 찬성한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상당수가 '행사가능한 의결권의 20~60%'만 인정받을 수밖에 없어 집중투표권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JB금융 측은 "사전에 한국예탁결제원과 협의했고 예탁원으로부터 외국인 주주의 집중투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 외국인 전자투표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인 주주가 예탁원을 통한 의결권 행사 통지내용과 다른 의결권 행사를 원할 경우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법도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JB금융은 "의결권 대리 위임장 등 다른 적법한 근거 없이 예탁원의 의결권 행사 통지를 무시하거나 통지 내용을 무단 변경하는 것은 주주총회의 공정한 운영을 저해할 것"이라며 "주주총회의 공정한 진행 및 주주권 보장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향후에도 회사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논란이 됐던 JB금융의 핀다 상호주 의결권에 대해서도 JB금융 측은 "전략적 협업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JB금융은 "JB금융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핀테크 회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행했을 뿐 우호 지분확보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며 "최근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수년간 다수 주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0.75%(핀다의 JB금융 지분)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주지방법원이 인용한 가처분 결정에 대해 "추후 이의신청으로 정확한 판단을 받겠다"며 상고의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 결과는 외국인 투표권 집계 등의 문제로 오후 늦게 나올 것이라는 후문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