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영풍, 본업 부진에 자회사까지 ‘주춤’…고려아연 갈등도 변수

2024-03-28 16:09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영풍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자회사들도 실적이 부진하면서 적자에 일조했다. 올해도 석포제련소 영업정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고려아연과의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영풍은 고려아연과의 동업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제는 경쟁자 관계로 전락하면서 실적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전경./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해 별도기준 14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1078억 원에서 적자폭이 더 커졌다. 이는 영풍의 본업인 제련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회사들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영풍은 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는 코리아써키트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손실 419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603억 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반도체패키징을 담당하고 있는 영풍의 종속회사 시그네틱스도 적자를 기록했다. 시그네틱스는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손실 148억 원으로 전년 88억 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제조하는 인터플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2억 원으로 전년 214억 원보다 24.3% 감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회사들이 부진하자 영풍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698억 원으로 더 확대됐다. 전년 자회사들의 호실적으로 영업이익 689억 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에는 영풍 자회사들이 좋은 실적을 내주면서 본업인 제련사업 부진에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올해는 자회사들도 부진했다”며 “일부 자회사들은 영업이익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코리아써키트와 시그네틱스의 적자를 만회하기에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영풍은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 

먼저 영풍 석포제련소의 영업정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경북도청은 석포제련소이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면서 60일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1심 재판부는 경북도청의 손을 들어줬으나 영풍 측이 항소해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2심에서도 조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면 영풍은 대규모 손실을 볼 수박에 없다. 제련소의 경우 60일 조업을 멈추게 되면 생산 공정상 6개월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 

환경 단체들도 석포제련소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영풍의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20일에는 영풍빌딩 별관 앞에서 환경단체들이 석포제련소를 폐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고려아연과의 갈등 관계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을 더 이상 동반자로 보지 않고 경쟁자라고 못 박았다. 고려아연 역시 영풍과 마찬가지로 제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시장 내에서 경쟁은 불가피하게 됐다.

고려아연은 원자재·설비부품 공급망, 인력·정보 교류 등 영풍과의 협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고려아연과 영풍은 공동 영업을 통해 아연 등을 판매해 왔다. 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각자 영업 체제로 들어가게 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 경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동 영업이 깨지게 되면 두 회사 간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안정적으로 아연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영풍은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고, 생산량도 고려아연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 영풍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