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 "스텔란티스코리아의 가장 큰 목표는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입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24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대표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방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행사로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에 중점을 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방향성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방 대표는 브랜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갈증을 충족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 대표는 "국내 특정 브랜드(현대차그룹)가 7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제네시스의 활약으로 최근 그 비중이 더 증가하면서 수입차들도 상위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입지가 좁아졌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지프나 푸조가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가 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24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대표 미디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이어 "국산 차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가격 또한 상향 조정됐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수입차의 문턱이 훨씬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어서 여전히 선택지에 갈증이 존재한다. 개성 넘치는 지프와 푸조 두 브랜드가 이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방 대표는 "54%의 지프 고객과 48%의 푸조 고객이 국산 브랜드에서 넘어오신 분들"이라며 "저희가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를 핵심 목표로 판매부터 A/S, 제품 포트폴리오, 마케팅 전략 등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검토 및 강화해 단단한 기반을 다져 나갈 방침이다.
방 대표는 '가격 정책 안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시 할인 프로모션을 지양하고 가격 안정성을 유지해 딜러와 상생하고,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방 대표는 "신뢰 회복의 첫 단추는 가격 안정화"라면서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변화 등을 이유로 잦은 판매 가격 변경, 들쑥날쑥했던 할인 프로모션이 고객의 구매 결정을 어렵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으로 고객이 오늘 사야 할 지 내일 사야 할 지 고민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할인 경쟁으로 인한 딜러의 출혈을 막고, 고객에게는 조금 더 편한 구매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면서 비즈니스의 선순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전시된 (왼쪽)더 뉴 2024 지프 랭글러와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가격 정책과 더불어 고객 신뢰를 얻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서비스 품질'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전략하에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원주와 광주에 2개의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전시장과 1개의 통합 서비스센터를 원주에 오픈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총 9개의 전시장과 10개 서비스센터를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에 대비해 전기차 A/S 인프라 확대 및 정비 전문성 확대에도 나선다. 전기차 수리 센터를 레벨 1~3으로 구분하고, 전기차 전문 테크니션이 상주해 전기차 수리에 필요한 특수 공구까지 갖춘 레벨 2에 해당하는 E-엑스퍼트(E-Expert) 센터부터 배터리 수명 관리까지 책임지는 레벨 3 E-리페어(E-Repair)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방실 대표는 브랜드 강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품'이라면서 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지프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인 '어벤저'를 하반기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며, 푸조는 '308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 2월 국내 마케팅 강화를 위해 마케팅 전문가인 방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방 대표는 한국 시장에 공식 지사가 설립된 이래 부임한 첫 여성 지사장이다. 방 대표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서 '1세대 여성 리더'로 인정받으며, 약 20년 이상 홍보와 마케팅, 세일즈, 애프터세일즈, 네트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방 대표는 "남자냐 여자냐보다는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가지고 앞선 전략으로 움직일 동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유일한 수입차 업계 여성 지도자로서 후배들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올해 판매 확대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고객과의 만남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올해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아직은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내년에는 좀 더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