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수호 기자]제주 포도뮤지엄이 지난 달 20일 개막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전시 음성가이드 제작에 김준한, 최희진, 탕웨이, 심은경 등 국내외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8일 제주 포도뮤지엄에 따르면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삶의 후반기를 ‘어쩌면 더 아름다운’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는 전시다. 노화에 따른 인지저하증(치매)을 매개로 기억과 정체성이 사라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해 관람객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틀 동안 이렇게 특별한 예술 전시의 도슨트 녹음을 하며, 제 머릿속은 작품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아티스트가 작품 중 표현하고자 했던 ‘추억’과 ‘그리움’ 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꼭 전시를 직접 감상하고 싶습니다. 관객 여러분 모두 느껴보세요, 좋아하실 겁니다! 탕웨이 올림./탕웨이 편지 원문 번역.
이번 전시 음성 가이드 녹음에 참여한 배우들은 전시 기획 의도와 취지에 공감해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뮤지엄은 전시를 가장 잘 소개해 줄 수 있는 배우들을 찾아 한‧중‧일 3개국을 오가며 녹음을 진행했다.
한국어 음성 가이드에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김준한 배우가 참여했다. 김준한 배우는 녹음을 위해 인지저하증과 노화에 대한 학습까지 하고 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준한 배우는 “드라마에서 뇌와 관련한 신경외과 의사 역을 맡고 난 후로도 노화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어린이용 음성 가이드에는 ‘힘쎈여자 강남순’, ‘D.P. 시즌 2’ 등에 출연한 최희진 배우가 참여했다. 최희진 배우는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목소리 톤을 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여러 차례 녹음을 거듭하기도 했다.
최희진 배우는 “이번 작업을 하며 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라며, “아이들에게 직접 전시를 소개할 수 있게 돼 뜻 깊고 설렌다”고 말했다.
중국어 음성 가이드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 배우가 녹음했다. 탕웨이 배우는 녹음에 앞서 전시 참여 작가들의 의도를 느끼고 곱씹기 위해 이틀간 대본을 읽고, 외국 작가들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원어민에게 자문한 후 녹음에 참여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줬다.
위부터 최희진, 심은경, 김준한 배우./사진=제주 포도뮤지엄 제공
탕웨이 배우는 녹음을 마친 후 포도뮤지엄에 직접 손으로 적은 편지를 통해 “이틀 간 특별한 전시의 음성 가이드 녹음을 하며 작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추억’과 ‘그리움’을 상상하고 느낄 수 있었다”라며, “관람객 여러분도 모두 함께 느껴 보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일본어 음성 가이드에는 영화 ‘신문 기자’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심은경 배우가 참여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의미 깊은 일에 참여하고 싶다며 음성 가이드 제안을 흔쾌히 수락 했다.
심은경 배우는 “평소 포도뮤지엄 전시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직접 음성 가이드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라며, “이번 전시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를 다루고 있어, 녹음을 하면서도 많은 감상이 교차했다”라고 말했다.
포도뮤지엄은 4인 배우들의 음성 가이드가 기억, 노화, 정체성 등에 대한 작가들의 깊은 성찰을 생생하게 전달해, 이번 전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용 해설과 어른, 어린이 영어 가이드 녹음에는 전시를 기획한 김희영 디렉터와 자녀들이 지난 두 차례 전시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했다.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전시는 내년 3월까지 진행되며, 네이버에서 ‘포도뮤지엄’을 검색해 사전 예약을 하면 보다 편리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미디어펜=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