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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베드타운 구도심 살려야"…'접전' 대전 동구 민심

2024-04-09 17:25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깝깝하다. 이 동네 산지 50년 넘었지만 정치인들이라고 하는게 지역 주민들에게 짜웅(아부)한 것 밖에 없다."

"대전 동구는 구도심이지만 일종의 베드타운이다. 여기 살긴 하지만 다 다른 곳에 가서 일하고 돌아와 잠만 자는 곳으로 되고 있다. 뭔가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8일 본보가 오후 내내 대전광역시 7개 선거구 중 여야 간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꼽히는 '대전 동구' 유권자들의 민심을 곳곳에서 들은 결과는 하나로 모였다.

바로 도심 재개발과 재생으로 인한 '경제적 부흥'이다. 대전 동구는 중구와 함께 대전의 역사를 함께한 두 자치구 중 한 곳이다. 구도심답게 대전역-대전복합터미널-한국철도공사 및 국가철도공단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경제적 지표가 악화일로라는 것이다. 대전시 인구비례 상 가장 낮은 GDP를 기록하고 있다. 동구에서 맡던 중심지 기능이 지난 1990년대부터 서구 신시가지로 옮겨가면서 도심 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

경제적 부흥이 지역 최대 현안으로, 이는 정당을 가리지 않은 대전동구 유권자들의 일관된 선택이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대전 동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후보(1번)과 국민의힘 윤창현 후보(2번)이 각각 유세하는 모습이다. /사진=(좌)장철민 캠프 제공, (우)윤창현 캠프 제공



실제로 지난 2000년 총선 선거구가 신설된 후 자유민주연합-열린우리당-자유선진당-새누리당(재선)-더불어민주당(현 장철민 의원)에 이르기까지 한 당이 독식하지 못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맞붙은 후보는 현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장철민 후보와 국민의힘 윤창현 후보다. 둘 다 서울대 출신 21대 현직 의원으로 초선끼리 맞뭍게 됐다.

수성하는 입장인 장철민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대전 유일 40대 재선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있다. 홍영표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경력을 다져왔다.

국민의힘 윤창현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경제공약을 총괄한, 국내에 손꼽히는 금융경제 전문가다. 서울시립대 교수로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어떤 후보가 좋을지에 대해 본보가 대전동구 유권자 20여명을 취재해본 결과, 매서웠고 구체적이었다.

국민의힘 윤창현 후보가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어르신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윤창현 캠프 제공



50대 후반 자영업자이면서 대전 동구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 유권자는 본보의 취재에 "지난 4년간 민주당 현직 의원이 대전 동구를 위해 무엇을 바꿨고 새로 들어온게 있는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며 "세금을 낮추길 했나, 지역 주민들이 잘 사는데 보탬이 된게 있나 돌이켜 보면 실정이 많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녀는 이어서 "민심이 어디에 있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민심은 뜬구름 잡는 말이다. 지난 4년간 국회의원이 이 동구 지역을 위해 무엇을 이루었냐, 그것으로 인해 주민들 삶이 나아진게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후반 여성으로 동구에서 두 아이의 엄마라는 한 유권자는 본보 취재에 "멀리 출퇴근 다니는 남편과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지만 물가 등 어려운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누가 되든 애 키우기 좋은 동구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교육과 일자리를 다 잡아주길 원하면 지나친 욕심인가"라고 물었다.

또한 "대통령도 그렇고 대전시장도 그런데,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만 따로인게 영 그렇다"며 "대전 동구 민심이 만만치 않다는걸 이번에 정치인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후보가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사진=장철민 캠프 제공


20대 초반 남성으로 동구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할 것이라는 청년 유권자는 본보 취재에 "첫 투표라 기대되고 신기하다"며 "이 곳이 젊은 대학생들이 공부하기에 좋지만 인턴쉽 등 어린 학생들이 가질만한 일자리 경력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곳에 산지 이제 3년 다 되어가지만 좀 더 변화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며 "동구라는 특정 지역이라기 보다는 대전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더 좋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으로 은행에서 은퇴해 살고 있다는 한 남성 유권자는 본보 취재에 "이제 일부 지역에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고 있지만, 중요한 건 부동산 관련 규제와 세금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느 후보가 이를 잘 해결할지, 어떤 정당이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왔는지만 보면 정답은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내일 하루되면 22대 국회의원 선거의 막이 열린다. 대전 동구 국회의원은 누가 거머쥘지, 접전 끝의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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