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토요타자동차는 '계승과 진화'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요타는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탄소 중립'과 '이동 가치의 확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제시, 이를 실현하기 위해 토요타다운 전동화∙지능화∙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토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방문했다. 이곳은 미래 모빌리티 인재 육성을 위한 종합교육 공간으로 연면적 1507㎡(대지면적 1916㎡), 지상 4층 규모다. 전신인 '토요타 트레이닝 센터'가 2006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설립된 지 18년 만에 명칭을 바꾸며 전격 이전했다.
이곳에서는 렉서스·토요타 전 딜러와 한국토요타자동차 임직원을 위한 공통 교육과 서비스, 세일즈 등 각 부문에 특화된 이론과 실습 과정이 최신 기술과 접목돼 진행된다. 아울러 한국토요타자동차의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활용되며, 탄소중립 실천과 지역사회 공헌 등을 위한 장소로도 쓰일 계획이다.
◆ 페인트 시뮬레이터 도입…"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
조영욱 한국토요타 교육부 부장이 페인트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는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먼저 밸류체인을 콘셉트로 한 4층을 방문했다. 이곳은 사고차 수리를 위한 기술 교육이 진행되는 공간으로 DRS(DRS(Detailing & Reconditioning Studio) Zone, 다목적 교육공간, 바디 얼라이너, 개방형 강의실로 구성됐다.
토요타는 도장 실습 교육을 위해 친환경 시뮬레이터 장비를 도입해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토요타의 탄소중립 가치 실현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도장 교육용 페인트 시뮬레이터는 물과 공기만을 이용해 1급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발생 등 환경 오염을 방지한다.
일반적으로는 연습용 차체에 실제 페인트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며, 일부 브랜드에서는 VR(가상현실) 전용 고글을 끼고 페인트 분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영욱 한국토요타 교육부 부장은 "그동안은 50 여가지의 페인트를 구비해놓고 교육 때 사용을 했었는데 관리도 어려웠고 비 친환경적이었다"며 "숙달되지 않은 테크니션(기술자)이 실 페인트 스프레이가 익숙해지기까지는 몇천만 원 상당의 페인트를 공중에 방출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페인트 시뮬레이터 도입으로 친환경적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초로 (페인트 시뮬레이터)를 도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욱 한국토요타 교육부 부장이 차량 후드에 반사된 조명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공기와 물을 분사하는 스프레이건에 탑재된 센서 12개가 실습자의 자세를 추적하고 분사 각도와 거리, 속도 등의 균일성을 측정해 훈련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조 부장은 "초보자뿐 아니라 경력자들도 다시 한번 본인의 기술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장비"라면서 "분사 패턴, 페인트 두께, 페인트 마름 정도까지 분석이 가능하고, 실제 페인트 분사와 거의 흡사하게 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U-Car Zone에서는 인증 중고차 검사 평가 및 판금 도장이 진행된다. DSR Zone에서는 광택 및 덴트 수리가 진행된다. 천장을 바라보면 화려한 조명들이 자리하고 있다. 균일하게 배치된 일자 조명이 덴트복원과 같은 패널수리, 그리고 폴리싱과 바디코팅 같은 밸류체인 교육에도 효과적이다.
조 부장은 차량 후드 부분을 손으로 꾹 누르면서 "패널에 들어간 손상 등을 수리할 때 조명을 활용한다. 후드를 눌렀을 때 반사된 조명의 모양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모터스포츠 콘셉트…"더 좋은 차 만들기 위해"
모터스포츠를 콘셉트로 구성된 1층 공간을 둘러봤다. 바닥은 트랙 모양을 구현했고, 공간 한쪽에는 차량을 전시, 또 다른 벽면에는 '개러지(Garage, 차고)' 형태를 구현했다. 또 217인치 대형 스크린과 60여 석 규모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대규모 강연 장소로 쓰일 예정이다.
옆쪽의 큰 벽면에는 '더 좋은 차를 만들자(Let’s make ever-better cars)'는 문구가 쓰여있다. 고정덕 한국토요타 교육부 부장은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모터스포츠를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모터스포츠처럼 하드한 조건에서 차를 개발하게 되면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토요타의 큰 축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모터스포츠 콘셉트로 꾸며진 1층의 벽면./사진=김연지 기자
그 옆에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과 관련된 모터스포츠 요소들이 여러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와 세일즈 관련 교육이 이뤄지는 2층은 지난해 발표된 토요타의 신체제인 '계승과 진화'를 바탕으로 조성됐다. 계승의 관점에서 '행복의 양산'으로 대표되는 토요타의 기업 철학과 토요타 생산 시스템(TPS), '토요타 웨이' 등의 행동 규범을 익힐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로비 벽면에는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자'는 문구가 쓰여있다. 진화의 관점에서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과 탄소 중립, 모빌리티의 가치 확장 등 토요타의 미래 방침이 강조됐다.
그 옆으로는 커다란 액자 속에 658개의 크고 작은 모형 자동차들이 나란히 배열돼 있다. 고 부장은 "자세히 보면 이름이 적힌 자동차도 있다. 직원들이 기부한 미니카"라며 "직접 하나하나 붙여서 완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층 공간의 메인은 강의실이다. 이곳은 탄소 중립 콘셉트에 맞게 차량 부품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소품들이 다양하게 배치돼 있다.
차량 부품을 재활용한 테이블, 책꽂이 등 업사이클링 소품./사진=김연지 기자
◆ EV 전용 스톨 설치…"미래를 위한 대비"
3층의 콘셉트는 '전동화'다. 미래에 대한 대비를 위해 전동화 차량 전용 스톨이 설치돼 있어 배터리뿐만 아니라 HEV, PHEV, BEV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에 관련된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시스템에 대한 고장 진단 프로세스 및 작업 방법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이 공간은 차량 동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널찍하게 공간을 구분했으며, 오픈 강의실 형태로 교육과 실습이 바로 진행될 수 있게 구성됐다. 벽면 아래 한쪽 공간에는 버려진 것들을 활용해 리사이클 화단을 꾸몄다.
전동화 콘셉트로 꾸며진 3층에 자리한 EV 스톨./사진=김연지 기자
EV 스톨은 전동화 차량을 위한 공간이다. 고전압이 활용되는 공간인 만큼 배터리 탈착을 위한 장비, 전동화 차량 전용 공구통 등이 마련돼 있다. 고 부장은 "전동화 차량은 고전압을 활용하기 때문에 감전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전용 공구는 다 절연이 돼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EV 스톨 옆에는 일반 스톨이 마련돼 있다. 일반 스톨에만 바닥 면에 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고 부장은 "리프트는 바닥 면이 올라오는 구조인테 전기차에 사용하면 배터리 부분이랑 겹치게 된다"면서 "일반 스톨에서 전동화 차량을 수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업무 통합 강조…"판매·서비스 하나"
토요타 전동화 아카데미 전경./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토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는 렉서스·토요타 전 딜러와 한국토요타자동차 임직원을 위한 공통 교육은 물론 서비스, 세일즈 등 각 부문에 특화된 이론과 실습 과정이 진행된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토요타 트레이닝 센터를 오픈한 이래 딜러 임직원 대상 렉서스∙토요타 스킬 콘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한 인재 양성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 브랜드의 트레이닝 센터가 딜러 직원의 서비스 훈련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토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토요타의 경영철학인 TPS(Toyota Production System)를 기본으로 서비스부터 세일즈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판매와 서비스는 하나'라는 목표 아래 세일즈 및 서비스 업무의 통합을 강조해왔으며 부문별 교육뿐 아니라 세일즈, 서비스 등 직군을 구별하지 않는 공통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신설된 토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는 세일즈 직군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차량 시연과 시승, 인도 관련 교육과 함께 CS(Customer Satisfaction) 관리, 고객 차량 관리 등이 다뤄진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