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야권 정치인들이 18일 고(故) 박종철 열사 모친인 故 정차순 여사 빈소를 일제히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야권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 하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인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처리를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된 故 정 여사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박종철 열사(고문치사 사건)는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기폭제가 됐던 대표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된 고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최근 민주주의가 후퇴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쌓아왔던 이 나라 민주주의가 많은 위험에 처했단 생각이 드는데 故 정 여사의 애틋함이나 안타까움을 더 이상 안 봤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조문 후 기자들에게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민주유공자법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간 잘못된 오해가 있는데 법안은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던 분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존중받을 수 있게 하리란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머니(故 정 여사)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민주유공자법을 꼭 (처리)해달란 부탁을 했다"며 "이번 국회 또는 다음 국회에서라도 故 박 열사와 어머니가 염원했고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됐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민주유공자법이 빠른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은 기존 법령에 따라 예우를 받고 있는 국가유공자, 4·19혁명 유공자,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는 별도로 별개의 민주화 운동 희생자·공헌자를 국가보훈부 심사에 따라 '민주유공자' 예우한단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여당 측은 해당 법안을 '카르텔 특혜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정부 역시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 조국혁신당 22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인,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와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 등도 이날 故 정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부산 사투리로 "어무이, 우리 종철이의 꿈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리 가셨는가"라며 "종철이에 비해 한계와 흠결이 많은 나아지만 끝까지, 단디 해보겠다"고 적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주영·천하람 개혁신당 22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인도 이날 조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조문 후 취재진에 "이제 역사 속의 한 페이지가 또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며 "앞으로도 계속 숭고한 인생을 기리고 개혁신당에서도 앞으로 그런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이날 오후 8시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故 정 여사는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8시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