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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라미드 게임' 오세은, 그렇게 배우가 된다

2024-04-19 07:01 | 김민서 기자 | kim8270@mediapen.com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밝고 쾌활한 매력 속 숨은 진중함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끝끝내 잘 해내리란 자신감이 그에겐 있다. '피라미드 게임' 인기의 주역, 배우 오세은의 이야기다.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에서 송재형 역을 맡았던 배우 오세은은 최근 미디어펜과 만나 "작품 이후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그 중에 선생님이 된 친구가 있는데 '학생들이 (송)재형이를 정말 좋아한다'고 전해줬다. 고맙고 또 뿌듯했다"고 밝혔다. 

오세은은 최근 국내외 돌풍을 부른 OTT 플랫폼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을 이끈 배우 중 하나다. 웹툰 원작의 이 작품은 매월 투표로 등급을 매기고, F등급은 합법적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의 이야기를 그린다. 

티빙 '피라미드 게임' 배우 오세은.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오세은은 극 중 악이 아닌 선을 이끄는 무리들 속 의리와 재치로 중무장한 송재형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송재형은 특유의 언변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위기일발 상황에선 전환적 역할까지 곧잘 해내는 입체적 인물이다. 

송재형의 첫 등장 신은 온라인에서도 회자될 만큼 독특하고 강렬했다. 오세은 역시 이 장면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첫 등장에 '헤이, 가이즈(Hey, Guys)'라는 대사를 어떻게 임팩트 있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첫 등장할 때 (재형이의) 매력을 어떻게 뽑아낼까 고민하며 대사를 수 백 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만화적 연출 요소가 강했던 송재형이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었던 배경엔 오세은의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는 "'오세은 아니면 누가 송재형 해', '(원작과) 싱크로율 미쳤다' 이런 반응들이 기억에 남는다. 7~9화가 공개된 후 반응이 특히 좋았다. 살면서 '잘생겼다'는 말도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대사들이 독특해요. 이런 말들을 평소에 쓰는 사람이 많진 않아요. 그렇지만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리허설도, 촬영도 여러 번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 저 스스로는 재형이의 밝은 모습을 즐기려 노력 했어요. 제가 아무렇지 않게 대사를 치면 듣는 사람들도 이질적으로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티빙 '피라미드 게임' 속 오세은. /사진=티빙 캡처



송재형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아이돌 덕후(극성팬)'라는 점이다. 극 중 송재형은 그룹 몬스타엑스를 좋아하는 열렬한 팬으로, 시도때도 없이 친구들에게 그들의 사진을 보여주곤 한다. "살면서 한 번도 아이돌 '덕질(팬활동)'을 해본 적 없다"던 오세은은 송재형을 만들기 위해 실제 팬심을 가질 만큼 '덕질'에 심취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를 했고, 학교 다닐 땐 반장·부반장을 도맡아 했다. 저 살기 바빠서 아이돌을 좋아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그래서 몬스타엑스의 뮤직비디오, 자체 콘텐츠를 열심히 봤다. 아이돌 좋아하는 친구가 '덕질'은 X(구 트위터)를 통해 해야 한다기에 그것도 열심히 봤다. 그러니까 정말 팬심이 생겼다"고 했다. 

"몬베베(몬스타엑스 팬덤명)와 공감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그래서 몬스타엑스 응원봉, 아이템을 직접 구해 작품에 등장시켰어요. 가방에 달려 있던 개구리 키링부터 곰인형까지 모두 제가 준비한 거예요. 팬들이 보고 공감해주길 바랐거든요. 몬스타엑스 분들도 보셨을지 궁금해요.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티빙 '피라미드 게임' 배우 오세은.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를 해온 오세은이지만 얼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방과 후 전쟁활동'을 통해서다. 그리고 '피라미드 게임'으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오세은은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보조 출연자였다. 연기를 하고 싶은데 갓 배운 터라 활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 연기가 되고 나선 감독님들이 알아봐 주셔서 단역을 맡았고, 오디션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연기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시간은 어느덧 1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길다면 긴 시간 속,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송재형'이란 역할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오세은은 "재형이를 사랑해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세은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눈도장을 찍는 것을 넘어서 '배우 오세은'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세상에 보여줄 때다. 지금껏 밝고 쾌활한 역할을 해왔기에 연기 변신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는 "영화 '차이나 타운'의 은영이란 역할처럼 상처 많고 아픔 있는 역할도, 영화 '도둑들'의 2% 부족하지만 멋진 액션이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촬영을 하면 잠도 못 자고 힘들 때도 있지만 끝날 때 느끼는 뿌듯함이 있어요. 그게 중독적이거든요. 특별하고 매력 있어요. 연기를 많이 좋아해요. 아주 오래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지쳐서 잠시 쉬고 다시 시작하더라도 멈추진 않을 거예요. 제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이 '배우'이니까요." 

티빙 '피라미드 게임' 배우 오세은.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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