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주가가 이틀 동안 10% 넘게 폭락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 간판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산하 레이블(종속 소속사)과의 갈등이 불거진 영향이다.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주가가 이틀 동안 10% 넘게 폭락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 사진은 하이브 사옥. /사진=미디어펜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이브의 주가는 전거래일(21만2500원) 대비 1.65% 하락한 20만9000원으로 장을 열었다. 오전 한때는 20만2500원(4.71%)까지 떨어지며 낙폭을 키우다 오후12시 기준 20만5000원(3.53%)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인 지난 22일 7.81%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는 셈이다.
하이브의 주가는 경영을 둘러싼 내부 갈등설이 제기된 이후 급락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독립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22일 감사권을 발동했다. 어도어의 경영진은 싱가포르투자청 등 글로벌 국부펀드에 회사 매각을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질의서에는 하이브 핵심 정보 유출 및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 의혹, 아티스트 개인정보 유출 및 인사채용 비위 등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감사권 발동에 이어 어도어 전산 자산 회수와 대면 진술 확보에도 나산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도어는 하이블의 ‘멀티 레이블 체제’ 아래의 한 레이블로 하이브 지분율이 80%이고,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민 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고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대해 “어이없는 언론플레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또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Copy)한 문제를 제기하니 날 해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뉴진스가 10개월 만의 국내 컴백을 앞둔 상황이라 주식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주가 등락은 있겠지만 뉴진스의 전속계약권이 하이브에 귀속된 만큼 그룹 활동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진스는 다음 달 24일 더블 싱글 ‘How Sweet’을 통해 무려 10개월 만의 국내 컴백을 예고한 바 있다”면서 “이번 어도어 감사 이슈로 당분간 하이브의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뉴진스의 활동은 정상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뉴진스의 전속 계약권이 하이브에 귀속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활동에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뉴진스는 데뷔 이후 2년간의 활동을 통해 이미 견고한 팬덤을 형성했고 이들은 프로듀서의 팬이 아닌 뉴진스의 팬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양측 모두 뉴진스 IP(지식재산권)의 훼손을 원치 않기 때문에 5, 6월 발매 예정인 음반 활동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원은 “하이블이 멀티 레이블을 안착시킨 덕에 지난해 기준 하이브 내 어도어 매출액 비중은 5%에 불과하다”면서 “민 대표 명성이 컸던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 하락이 과도해 매수 구간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 대표는 과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 유명 아이돌그룹의 콘셉트와 브랜딩을 맡아 가요계에서 명성을 떨친 스타 제작자다. 민 대표가 육성한 걸그룹 뉴진스는 2022년 등장과 동시에 ‘하이프 보이(Hype Boy)’ ‘어텐션'(Attention)’ ‘디토(Ditto)’ ‘OMG’ 등 연이어 히트곡을 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