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한국과 루마니아가 향후 국방·방위산업 및 원자력 발전 등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다. 이와 함께 양국은 교역·투자, 과학기술·환경, 항만·인프라, 재난안전관리, 문화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 외연을 확대하고 교류 증진에 힘쓰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대통령실에서 공식 방한 이틀째인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과 루마니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지정학 및 지경학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루마니아 대통령의 양자 방문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고,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한 요하니스 대통령의 방한은 처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나토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방문해, 요하니스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에반 그린버그 미한 재계회의 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자료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확대회의실에서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모두발언에서 "특히 지난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 15주년을 전후해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은 냉전 종식기인 1990년 루마니아와 뒤늦게 수교했지만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루마니아와 전략적 동반적 관계를 맺고 호혜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최근 방산, 원전, 인프라 등으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과 루마니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대한 공동성명 채택을 뜻깊게 생각하며 올해 방한을 계기로 진행 중인 방산, 원전 관련 협의들이 좋은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요하니스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초청에 사의를 표하며 "오늘 우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진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이날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국방·방산,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더불어 교육과 더 많은 것을 협력할 계획"이라며 "이는 우리 협력이 단순히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 사실적인 협력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확대정상회담에 이어 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갖고, 윤 대통령과 요하니스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방협력협정, 문화·미디어·청소년·스포츠 협력 MOU, 원전 협력 MOU, 재난안전관리 협력 MOU 순으로 서명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국방·방위산업의 경우, 이번 한-루마니아 국방협력협정 체결을 통해 군사 교육, 훈련 교류, 기술 협력 등에서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방·방산 현안을 논의하는 양국 국방부 국장급 실무협의체 개설이 추진된다.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 양국은 원전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원전 분야 협력 가속화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지난해 6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건설 사업을 수주했고, 원전 설비 개선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에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루마니아 정상 공식환영식에 영부인 카르멘 요하니스 여사와 김건희 여사는 등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