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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 패배 충격 탈락…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 [U-23 아시안컵]

2024-04-26 07:13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에 치욕적인 일이 생겼다. 인도네시아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할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2-2로 비겼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12명의 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11로 패했다.

'도하 참사'를 당한 한국은 오는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돼 올림픽 본선 연속 진출 기록은 9회에서 멈췄다. 

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하자 선수둘이 고개를 떨구며 비통해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는 파리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다. 상위 3팀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림픽 티켓을 노릴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사상 처음으로 대회 8강에 오른 데 이어 한국을 잡고 4강까지 진출하는 '도하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제 인도네시아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이후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으로 향하는 희망을 품게 됐다.

한국의 결정적 패인은 스트라이커 이영준의 퇴장이었다. 이영준이 후반 25분 상대 선수의 발을 밟아 퇴장 당해 한국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더군다나 후반 추가시간 황선홍 감독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해 연장전과 승부차기는 감독 공백 상태에서 치러야 했다.

한국은 이날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방에 엄지성, 강성진, 홍시후가 포진했고 이태석, 김동진, 백상훈, 황재원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3백은 조현택, 이강희, 변준수가 맡았고 백종범이 골문을 지켰다. 조별리그에서 3골을 넣었던 공격수 이영준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한국은 이강희의 중거리슛이 인도네시아 골문을 뚫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골이 취소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직전 상황에서 한국 선수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노골 처리됐다.

앞서갈 기회를 놓친 한국은 전반 15분 인도네시아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인도네시아의 라파엘 스트라윅이 때린 중거리 슛이 한국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골키퍼 백종범이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만회골을 노리던 한국은 전반 45분 행운의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홍시후가 올려준 크로스를 엄지성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이 공이 인도네시아 코망 테구의 머리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코망 테구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인도네시아가 골을 넣고 리드를 잡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러나 한국은 전반을 마치기 전 또 골을 얻어맞았다. 전반 추가시간 수비에서 실책이 나와 스트라윅에게 또 골을 내줬다.

전반을 1-2로 뒤진 채 마치자 황선홍 감독은 후반 들며 3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영준을 비롯해 정상빈과 강상윤이 투입됐다. 더불어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며 공세를 끌어올렸다. 

한국이 서서히 주도권을 가져왔으나 만회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에 치명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교체 투입됐던 이영준이 후반 25분 저스틴 허브너의 발을 밟으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처음에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냈으나 비디오판독 이후 이영준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뒤진데다 수적 열세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이지만 10명의 선수로 싸우면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그리고 후반 39분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정상빈이 홍윤상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정상빈이 수적 열세에도 동점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황 감독이 후반 추가시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하고 말았다. 결국 2-2로 비긴 채 연장전에 돌입하긴 했으나 감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한국은 수적 열세 속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끝까지 버티며 승부차기까지 몰고가는 데는 성공했다.

승부차기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한국의 선축으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 4명의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의 5번째 키커 변준수도 성공한 다음 인도네시아 허브너의 슛을 백종범 골키퍼가 막아냈다. 한국의 승리로 끝나는가 했으나, 비디오판독에서 백종범의 발이 킥 하기 전 먼저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며 무효 판정을 내렸다. 다시 기회를 얻은 허브너는 재도전에서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서든데스로 돌입했다. 6번째 키커가 나란히 실패한 다음에는 11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집어넣었다. 12번째 키커로 나선 이강희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인도네시아의 프라타마 아르한의 슛은 골문을 통과하면서 길었던 승부가 결정났다.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환호했고, 한국 선수들은 비통함에 빠졌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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