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당 혁신과 관련해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당의 부패척결을 공론화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 걸음이자 육참골단(肉斬骨斷)이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낡은 진보 청산과 당 부패척결은 시대적인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당내 타성과 기득권에 막혀 금기시돼 왔다”면서 “육참골단이 정풍운동이고, ‘야당 바로 세우기’이다”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육참골단이란 말을 쓴 것은 지난 5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당 혁신을 다짐하며 “저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육참골단’이란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안 전 대표는 현 지도부에 대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당 내부의 부조리와 윤리의식 고갈, 폐쇄적 문화, 패권주의의 리더십이 당을 지배해왔다”며 “순혈주의, 배타주의, 진영논리로 당 민주성, 개방성, 확장성을 가로막으며 기득권을 공고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당 혁신과 관련해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당의 부패척결을 공론화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 걸음이자 육참골단(肉斬骨斷)이다”라고 말했다./사진=KBS 화면 캡처 |
그는 이어 “그 결과 정치 양비론을 자초하고 대북, 안보, 경제 문제에 대해 기득권 보수세력에 끌려 다니고 도덕적 우위도 점하지 못했다”며 “뒤떨어진 인식과 병폐를 거르는 것이 당 혁신의 본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국 혁신위원이 혁신위 활동에 대해 “안 의원이 당 대표 시절 ‘백승헌 새정치비전위’의 내용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축구에 비유를 하며 “국가대표팀이 경기에 패배했는데 현 감독인 슈틸리케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전 감독인) 홍명보 감독이 잘못했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안 전 대표는 당 혁신위 활동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어왔다. 그는 지난 2일에도 “당의 혁신은 실패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한 일이 있다.
그러자 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이 직접 나서 “당의 대표를 맡으셨던 분이 폄하하는 말씀을 하신 것은 예의에 벗어난 것”이라며 “전 대표를 맡으셨던 분이 성급하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이날 안 전 대표는 김 혁신위원장을 향해 “충심어린 제안과 지적에 대해 ‘가만히 있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혁신에 대해 논쟁하자는 것이지 계파싸움이나 주류·비주류 대결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이번 간담회는 혁신위의 혁신안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위한 자리도, 주류·비주류 대결을 위한 자리도 아니다”라며 “이번 혁신을 통해 낡은 진보의 청산과 당 부패척결 등을 공론화해 과감히 이를 청산할 수 있도록 당의 모든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