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나란히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가 늘어나고, 합성고무·카본블랙 등 원자재 가격 및 해상운임비 하향안정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2분기 본격적인 신차 출시와 맞물려 1분기 대비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 1분기 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2616억 원) 대비 113.6% 상승한 5858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3사의 매출액 합계는 전년 대비(3조7425억 원) 2.9% 증가한 3조8499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매출액 2조1273억 원과 영업이익은 3987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액은 1.1%, 영업이익 108.8% 증가했다.
한국타이어는 꾸준히 강화해 온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된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또 세계 최초 풀라인업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 세그먼트 확대, 슈퍼카 및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 강화,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증가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한국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조445억 원, 영업이익은 167% 상승한 1456억 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확대 및 고수익 타이어를 비롯한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의 복합적인 성장으로 10년 내 1사분기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개선하고, 글로벌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돼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6781억 원, 영업이익 416억 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6.0%, 157.3% 증가한 수준이다.
3사가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전기차 타이어나 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군의 판매가 늘어나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이어진 것도 타이어 3사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SUV에 장착되는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승용차·경트럭 타이어 매출 가운데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6.8%로 3.3% 포인트 확대됐다. 금호타이어도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이 41.2%까지 늘었다. 넥센타이어의 고인치 제품 매출 비중은 1.7%포인트 오른 35.4%였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가 짧다는 점도 타이어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등으로 인해 내연기관차 대비 10% 이상 무겁다. 때문에 전기차는 타이어 마모 속도가 일반 대비 20~25% 빠르다.
급가속이 가능한 전기 모터 특성상 타이어 접지력 및 내마모도 향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기차용 타이어에는 고농도 실리카(이산화규소)와 고기능성 폴리머(화합물)와 같은 차세대 보강재가 들어가며 가격은 30%가량 비싸진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25%로,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지난해 44%에서 올해 49%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초 전기차 전용 타이어 '이노뷔'를 출시한 금호타이어는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38.1% 수준에서 42%까지 늘리고, 이노뷔 매출 비중도 16% 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2분기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업계에서 통상 1분기는 비수기로 분류하는데, 1분기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면서 "다양한 전기차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고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가 다가온 만큼 타이어 업계의 호실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