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계속되는 ‘순한소주’ 경쟁에 롯데칠성음료가 흐름을 바꿀 승부수를 던졌다. 소주 알코올 도수 15도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기존 16.5도를 고수한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기대된다.
롯데칠성음료가 리뉴얼 한 소주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 16.5도를 유지하면서 제조공법을 개선했다./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대표 소주 ‘처음처럼’을 리뉴얼 출시하면서, 알코올 도수를 16.5도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증류식 소주를 첨가하는 레시피도 그대로 적용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는 제조 공정을 업그레이드해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향을 줄였다. 소비자들이 더 부드럽게 마실 수 있도록 리뉴얼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16.5도의 알코올 도수, 소주 본연의 맛과 향을 강조하기 위해 첨가한 국산 쌀, 보리 원료의 증류식 소주 등 소주의 풍미를 살리는 레시피는 그대로 남겨둔 채, 제조 공정을 더욱 업그레이드해 기존 보다 알코올 향을 줄여 소비자들이 더욱 부드럽게 음용할 수 있도록 ‘처음처럼’을 리뉴얼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는 최근 10여 년간 계속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춰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가볍게 즐기는 저도주’가 대세로 자리 잡아 순한 소주 바람에 불을 붙였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에도 2022년 출시한 제로슈거 소주 ‘새로’ 알코올 도수는 ‘처음처럼’ 보다 0.5도 낮은 16도다. 지난 달 출시한 ‘새로 살구’는 이보다 한참 낮은 12도다.
‘처음처럼’ 역시 2019년 11월 대형 브랜드 중 처음으로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벽을 깼다. 이후 2021년 저도주 트렌드 확산에 따라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를 다시 16.5도로 낮췄다.
경쟁사 하이트진로도 올해 초 주력 소주인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내렸다.
2006년 출시된 참이슬 후레쉬는 당시 알코올 도수 19.8도로, 업계 최초 20도를 깼다. 2012년에는 19도로 기존보다 0.8도 낮췄고, 2014년 18.5도까지 내려갔다. 이후 2019년까지 17도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16.9도, 2021년 16.5도로 낮췄다. 이번에 16도로 낮추면서 15도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올해 초 선보인 하이트진로 소주 신제품 ‘진로골드’는 알코올 도수 15.5도로, 기존 참이슬 후레쉬(16도)와 진로(16도)보다 0.5도 낮췄다.
롯데칠성음료가 이번에 ‘처음처럼’ 16.5도를 유지한 것은 저도주를 즐기는 소비자와 ‘알성비(알코올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고도주인 위스키의 경우 알성비를 따지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제2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기존 ‘처음처럼’과 같은 16.5도의 알코올 도수, 증류식 소주 첨가 등 소주 본연의 풍미를 위한 다양한 레시피는 그대로 유지한 채, 공정을 개선해 최근 트렌드에 맞는 부드러움을 구현했다”면서 “앞으로도 롯데칠성음료는 대표 소주 ‘처음처럼’과 제로 슈거 소주의 대표 주자 ‘새로’의 투 트랙(two track)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소주에 대한 다양한 욕구에 맞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