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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중국 공급 과잉에 ‘울상’…“고부가만이 살 길”

2024-05-06 09:38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시황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판매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린 탓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 영향을 최소화하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액은 457억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출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까지 수출액은 112억4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그동안 최대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 증설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자급률을 대폭 끌어올렸는데 이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10년 48.8%에서 지난해 36.3%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자급률도 90%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게다가 중국 내에서도 석유화학 수요가 전보다 부진하다는 점도 수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석유화학제품 역시 전보다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2010년 들어 중국이 석유화학 자급화를 선언하면서 60% 수준이었던 자급률이 90%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중국으로의 수출은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중국산 석유화학 제품이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자국에 판매하고 남은 물량을 수출로 판매할 수 있는데 이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저가로 수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까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주로 범용재에서 일어나고 있어 중국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투자하면서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POE는 태양광 필름용 소재로, IPA는 반도체용으로 활용되며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롯데케미칼도 범용재의 판매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은 현재 50% 수준인데 2032년까지 6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자급률 확대가 범용재를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해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에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점차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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