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원내대표 구인난을 극복한 국민의힘이 오는 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이종배, 추경호, 송석준 의원으로 3파전이 치뤄진다. 복수의 의원들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지만 이들 모두 '친윤'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당의 당면 과제인 수직적 당정 관계 청산 등 쇄신안이 등한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8일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를 진행한 뒤 9일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할 방침이다. 당 안정과 혁신을 이끌고 있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는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 비대위 출범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원내대표가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하는 만큼 원내대표 선출을 비대위 출범보다 우선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쇄신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당 내부에서는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거세지는 총선 참패론에 '찐윤' 이철규 의원의 출마가 좌절됐지만, 원내대표 후보 모두가 친윤으로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로 (왼쪽부터)이종배, 추경호, 송석준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사진=각 의원 SNS캡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세 의원은 이철규 의원 대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 하지만 모두 윤석열 정부와 관계가 있어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지냈으며,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 송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따라서 친윤계인 이들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부 책임론'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친윤계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전당대회 룰 개정 등 혁신안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친윤 원내대표의 탄생은 국민의힘이 영남정당, 용산 출장소라는 이미지를 고착화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영남 중진인 추 의원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를 극복할 방안으로 영남정당에서 벗어나 수도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 '용산 출장소'라는 오명을 벗어야 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영남 출신이자 친윤인 추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유력해 당면 과제인 영남정당 탈피와 당정 관계 재정립이 실현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을 때 당연직 비대위원인 원내대표가 국민 눈높이에서 쇄신을 말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원내대표의 역할이 당 쇄신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후보로 나와계신 분들 중 과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이 계시는지가 의문"이라면서 "(이들은) 그동안 정부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왔던 분들이라 당 쇄신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전혀 들지 않는다"라며 친윤 원내대표 탄생은 당의 쇄신 시도를 가로막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