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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국 주식밖에 모르는 바보'들의 슬픈 순애보

2024-05-08 15:50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이원우 경제부 차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슬퍼지는 시나리오는 끝도 없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눈물의 여왕’이 어디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다. 당장 오늘(8일)만 놓고 봐도 그렇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 모두가 장밋빛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울상을 짓고 있는 종목이 있다.

퀄리타스반도체. 작년 10월27일 상장돼 아직 기업공개(IPO) 6개월 정도밖에 안 된 신규상장주다. 올해 초 5만3300원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점점 하락하더니 오늘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하한가는 아니지만 전일 대비 약 –22%로 하한가에 근접한 낙폭이다. 이유는 중소형주들의 고질병이자 개미들의 주적, 유상증자 때문이다.

회사 측은 보통주 258만8452주를 2만3000원(예정)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진행한다고 지난 7일 저녁 기습적으로 공시했다.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600억원에 육박한다. IPO 당시 조달했던 306억원의 2배 수준의 금액을 상장한지 불과 7개월 만에 유상증자하겠다는 것이다. 주주들은 절망했지만 하소연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다음 사례는 오늘 시장의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다. 조 단위 IPO는 ‘대어급’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기자들의 좋은 기삿거리가 된다. 하지만 이 회사에 대해서도 꿈과 희망만을 말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선박 유지보수(AS) 사업부를 떼어내 물적분할한 이 회사는 선박의 수리·유지·개조 등을 담당하는 회사다. 쉽게 말해 ‘대형 AS센터’를 따로 상장시킨 꼴이다.

모회사 HD현대의 시가총액의 절반이 넘는 크기의 자회사가 상장됨으로써 HD현대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됐음은 물론이다. 회사 측이 기존주주 보호방안을 특별히 제시한 것도 아니다. 2020년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사례가 (그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템포만 달라졌을 뿐 그대로 반복된 셈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덩치가 큰 기업인 만큼 코스피200 편입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 보면 국민연금 등 패시브 자금도 들어올 수 있다. 

주가가 오른다면 오르는 만큼 HD현대 기존 주주들의 손해는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결국엔 ‘내가 투자 판단을 잘못한 것’이라는 자책과 함께 이야기는 마무리 될 것이다. 적어도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흔한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굳이 한국 주식에 투자해야만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대답을 누군가는 내놓아야 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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