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은 한미약품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내달 중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손에 쥔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그리는 '뉴 한미'는 영업마케팅부를 신설하는 등 이익률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제공
8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202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19% 늘어난 금액이다. 호실적 배경에는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 제이브이엠, 한미사이언스헬스케어 등 계열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낸 데 있다.
임 전 사장은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더욱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지난달 개최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선 임종훈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기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확정했다면, 내달 18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임 전 사장만의 경영 기반 마련에 나선다.
우선 사업부 중심 경영을 위해 △국내사업부 △제조사업부 △마케팅사업부 △개발사업부 △국외사업부와 같이 기존 본부 체제를 5개 사업부 체제로 재편한다. 여기에 연구센터를 둬 '5+1 사업부' 체제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연구센터 총괄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총 이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미약품그룹을 시가총액 50조 원, 순이익 1조 원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만큼 임 전 사장은 이번 사업부 재편을 통해 영업이익률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순이익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은 11%대로 나타났다. 임 전 사장은 이익률을 30%까지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을 위한 인사도 재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가 한미약품 국내사업부 수장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임 총경리가 국내사업부 수장을 맡는다면 북경한미를 성장시킨 경험을 한미약품에도 그대로 적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임 총경리는 북경한미의 영업이익률을 20% 이상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이 밖에도 박재현 현 한미약품 대표는 향후 제조사업부를, 마케팅사업부는 국내사업본부장인 박명희 전무이사가, 국외사업부는 임종호 기업사회책임 전무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 형제식 새 판 짜기가 시작됐다"며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내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