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요즘 드라마 계의 대세는 '문짝남'이다. 문을 꽉 채울 정도의 큰 키와 탄탄한 몸을 가진 남성 배우들을 일컫는다. 배우 박영운은 일일드라마 계에선 보기 드문 '문짝남'이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까지 무르익어 호평 받았던 그와 만났다.
박영운은 화제 속에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세 번째 결혼'에서 왕지훈 역으로 열연했다. 최근 미디어펜과 만난 그는 "요즘 생각보다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다. 사진 찍어달라 요청하시는 분도 많다"며 미소 지었다.
'세 번째 결혼'은 지난 3일 132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근래 최고의 인기작 중 하나다. 시청률 호조 속에 10회 연장 방영을 할 정도였다. 이 작품은 조작의 삶을 사는 여자, 거짓을 파헤치고 응징하려 몸부림 치는 여자의 파란만장한 진실 게임을 그렸다.
박영운이 맡은 왕지훈 역은 욕망의 화신인 왕제국(전노민 분) 회장의 막내 아들이자 왕요한(윤선우 분)의 사촌 동생이다. 이성보다 욕망이 앞서는 재벌 3세로 술, 여자, 도박 3종 세트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다이아몬드 수저다.
박영운은 189cm의 큰 키와 모델 같은 외모로 재벌 3세 다이아몬드 수저 왕지훈을 완벽 소화했다. 첫 일일드라마에 도전했던 그는 "긴 호흡을 어떻게 끌고 갈지 몰랐다. 하지만 무사히 잘 끝나서 행복하다"며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 보니 더 힘입어 끝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밝게 웃었다.
"촬영이 끝날 때 너무 아쉬웠어요. A, B팀 감독님들을 한 번씩 껴안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땐 정말 행복했는데, 다음 날이 되니까 더 이상 스케줄 표가 없다는 사실에 굉장히 허했어요."
일일드라마가 시청률 보증 수표란 것도 다 옛말이다. 이런 가운데 '세 번째 결혼'의 성공은 MBC에서도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MBC 임원 분들께서도 좋아하셨다. 오셔서 촬영도 봐 주시고 식사도 사 주셨다"며 "사장님께서 배우들 이름을 다 외우고 계셨다"고 회상했다.
성공적인 시청률 만큼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아버지 왕제국 역의 전노민과 새어머니 민해일(노엘) 역의 윤해영은 진짜 부모님처럼 박영운에게 연기 조언을 아낌 없이 내줬다. 박영운은 "전노민 선배는 일대일 강의를 해줬다"며 "두 달은 그냥 해보고, 두 달은 자신이 알려준 대로, 마지막 두 달은 매일 연습하듯 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랑 붙는 신이 감정이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윤해영 선배는 항상 웃고 계신다. NG 내는 장면도 많았는데 늘 '괜찮다'며 도와주셨다. 항상 먼저 오셔서 제게 먼저 맞춰 보자고 해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럼에도 일일드라마의 바쁜 촬영 일정과 방대한 대사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박영운은 "대본 양이 많은 게 가장 힘들었다. 대본에 쫓기다 보니까 힘줘야 되는 신을 신경 쓰면, 다른 신을 버려야 한다. 다 가져 가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라 최대한 준비했지만 늘 '여유가 조금 더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오승아, 윤선우, 오세영, 문지후 등 또래 배우들은 서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며 '세 번째 결혼'을 함께 만들어 나갔다. 박영운은 윤선우를 "친형 같은 형"이라고, 오승아(정다정 역)를 "진지한데 재밌는 누나"라고 표현했다. 백상철 역의 문지후에 대해선 "정말 친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본 리딩 때 황당한 장면이 나오면 다 함께 웃으며 즐기곤 했어요.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 땐 단체 메신저 방에서 촬영 현장 사진을 보내며 즐겁게 웃었어요. 서로 밥도 자주 먹고 이야기도 자주 나눌 정도로 좋았던 동료들이자 현장이었어요. 함께 여행을 갈 준비도 하고 있어요.(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