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오너일가 남매 간 경영권 싸움으로 시끄러운 아워홈이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쟁을 일단락 지을 예정이다.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삼녀이자 현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은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주총을 열어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계획이다.
창업주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자신의 장남 구재모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의 사내이사 선임, 기타비상무이사로 구본성 본인 선임의 건 등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청구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오는 6월 3일 임기 만료인 구지은 부회장에 대한 재선임 건도 논의된다.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 달 17일 정기주총에서 재선임에 실패했다. 언니인 장녀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고 구지은 부회장 재선임 반대표를 들었다. 이날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씨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
31일 임시주총에서 재선임에 재도전하는 구지은 부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 사이에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지은 부회장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 자사주 매입 안건을 올렸다.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 원을 활용해 1년 안에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자사주 1401만9520주를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업계는 구지은 부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 같은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네 명의 보유 지분 규모는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미현씨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막내 구지은 부회장 20.67% 등이다.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씨의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이면, 구미현씨 지분(19.28%)은 의결권이 없어진다. 상법 상 자사주는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난 주총에서처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손잡는 상황을 방어할 수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씨가 보유한 지분 규모는 총 57.84%다. 구지은 부회장 지분은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구명진씨 몫을 더해도 총 40.27%로 과반을 넘지 않는다.
아워홈 노동조합도 구지은 부회장에 힘을 실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도덕성 논란이 있고. 장녀 구미현씨는 경영경험이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조는 지난 16일 구미현씨 집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구미현씨와 남편 이영열의 사내이사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날 구본성 전 부회장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 참석했다. 그는 2021년 6월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아워홈 부회장직에서 해임됐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