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의료파업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수액제나 항암제 등 품목을 보유한 일부 제약사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병원이 대형병원의 공백을 메우면서 수액제나 마취제 등을 포함한 수요가 유지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 되자 정부가 일반 환자에 대해 국군병원 응급실 12곳을 개방한 지난 3월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정부와 의료계 갈등으로 수도권 대형병원 전공의 이탈하면서 의료 현장에서 적잖은 타격이 있어왔다. 병원 내 수술 일정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기도 하고, 입원 환자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파는 곧바로 수액제 공급 업체와 고가의 항암제 등 처방의약품 중심 제약사들의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었다.
국내에서 수액제 사업으로 큰 매출고를 올리는 제약사는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이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두 회사는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먼저 JW중외제약의 올해 1분기 일반수액과 영양수액 합계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518억 원으로 확인된다. 같은 기간 HK이노엔의 수액제 매출액은 되레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277억 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큰 대형병원은 통상적으로 도매상을 통해 거래를 하고, 또 이 도매상은 각 제약사들과 반기나 분기별로 물량 공급을 받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중소형 병원이 대형병원의 공백을 메우기 때문에 수액제나 처방약 등의 수요가 급감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상급병원에서 처방이 어려운 경우 중소형병원으로 이동해 처방을 받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료파업이 지속할 경우 큰 병원을 중심으로 영업했던 제약사들은 중소형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매출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주 장기화했을 땐 의료현장이든 관련 산업이든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약은 결국 환자를 따라가는 것이다"며 "각 제약사에서 현재 상황에 발 맞춰 매출 전략을 잘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급여 제품의 수요 감소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 굳이 안해도 되는 데 해야하는 영양수액이라던지 비급여 품목의 경우 판매가 부진해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16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의료계 집행정지 항고심 결정에 대해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의료개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의료계를 향해 전제 조건 없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의료계는 '원점재검토·1년유예' 등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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