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코너 '시대별 추석 선물 변천사' 전시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찰칼찰칵.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에 카메라 소리가 연신 들린다. 에스컬레이터 주변 길목에 마련된 '시대별 추석 선물 변천사' 전시 때문이다.
가던 길을 멈추고 70대 한 할아버지는 추억에 잠긴 듯 찬찬히 안내 글을 읽으며 전시공간을 구경했다.
▲ ‘시대별 추석 선물 변천사’ 전시 공간 바로 옆엔 송편, 삼색나물, 사과, 배, 대추, 밤, 명태 등 명절 차례상이 차려져 있었다. /사진=신진주 기자 |
전시공간 바로 앞 선물세트 판매 사원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시를 많이 보고 가신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신기한 듯 사진을 많이 찍어간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인기 추석선물 트렌드도 변해왔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추석선물세트 본 판매 시작과 함께 흥미로운 전시회를 열었다.
1950년대엔 전쟁 직후 마음을 채워주던 농산물이 인기였다. 계란과 찹쌀, 고추 등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했다고 전해진다.
전후 복구가 이루어졌던 1960년대는 백화점들이 명절 판촉행사를 본격 시작했던 때이기도 하다. 당시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상품은 '설탕'이었다고. 이외에도 제일제당의 대표 상품 미풍과 밀가루 등 조미료의 인기가 대단했다. 또 합성세제, 비누세트도 많이 찾아 실용적인 선물이 인기를 끌었다.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된 1970년대는 기존 대세 선물인 설탕, 조미료 등은 물론 내의세트, 화장품, 커피세트 등도 많이 구매했다. 선물세트 전용 포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신앙촌 '메리야스', 천광유지 '밍크비누' 등이 최고 선물중 하나로 꼽혔다.
1980년대에는 경제성장과 맞물려 선물의 고급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롯데 종합 과자세트, 치약과 비누로 구성된 럭키 '종합21호', 양주 세트 등 종류도 다양해 졌다.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넥타이와 지갑, 벨트세트, 와이셔츠, 스카프 등 잡화용품을 많이 찾았으며 백화점의 성장과 함께 배달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정육세트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에 카메라 소리가 연신 들린다. 에스컬레이터 주변 길목에 마련된 '시대별 추석 선물 변천사' 전시 때문이다. /사진=신진주 기자 |
1990년대는 선물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1994년부터 본격 발행된 백화점 상품권도 새로운 추석선물로 자리를 잡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산 송이, 표고버섯, 전복, 옥돔 등 자연산 식품과 향토 특산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프리미엄 식품 선물 세트 수요가 더 증가하고 홍삼, 수삼, 노루궁뎅이버섯, 상황, 발효세트 등 건강식품 선물 세트가 각광받았다. 또 과일세트, 수산물 세트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사과 배가 주를 이루던 과일세트는 망고, 석류, 멜론 등 수입과일도 눈에띄게 늘었고, 킹크랩 랍스타 등 다양한 해산물도 선물세트용으로 등장했다.
한편 전시공간 옆엔 송편, 삼색나물, 사과, 배, 대추, 밤, 명태 등 명절 차례상이 차려져 있었다.
좌반우갱(밥은 지방의 왼쪽에, 국은 오른쪽에 놓는다), 어동육서 (생선탕은 오른쪽, 육류탕은 왼쪽, 중앙에 채소로 끓인 소탕을 두고 탕은 홀수로 쓴다. 생선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홍동백서(붉은색 과일은 동쪽,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등 차례상 차리는 방법이 자세히 설명 돼 있어 많은 이들이 사진에 담아갔다.
한 50대 여성은 "차례상을 많이 차려봤지만 혹시 또 헷갈릴까봐 사진으로 찍어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