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체들의 NCC(나프타 분해설비)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불황에 중국의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설비 가동률을 인위적으로 낮춘 상태다. 석유화학업체들은 당분간 NCC 가동률을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합작 법인 설립 등 해법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LG화학 여수 NCC 전경./사진=LG화학 제공
22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NCC 가동률은 74%를 기록했다. 전년 81.7%보다 7.7%포인트(p) 하락했다. 2021년 93.1%보다는 19.1%p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NCC 가동률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여전히 70%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설비다. 석유화학산업이 호황일 때에는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 수준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불황으로 인해 가동률이 하락했다.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부진한 것도 NCC 가동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공급 과잉이다. 그동안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최대 수출국으로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기초유분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출이 어려워졌다.
실제 중국의 기초유분 자급률은 10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내에서도 경기 침 체로 인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해 공급 과잉이 나타나고 있다. 자국 내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제품은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가동률을 낮추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다“면서도 ”현재 70%대의 NCC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석유화학업체들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NCC 가동률이 호황기처럼 100% 근접한 수준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울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그동안 수출이 많았는데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남아시아 등 다른 해외시장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중국은 국내 업체들보다 저가로 판매하고 있어 경쟁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NCC를 놓고 해법을 찾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지난해 여수 NCC 설비에 대한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매각 대금을 놓고 견해차가 커 매각은 무산됐다. 현재는 매각보다는 다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설립(JV)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업황 부진으로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중동 등 해외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동에서 투자가 유치되면 원유와 나프타를 더 저렴한 가격에 들여오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쿠웨이트국영석유공사(KPC) 등이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NCC를 놓고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매각은 현재 시황에서는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