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훈풍 속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역시 20만원을 뚫으며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훈풍 속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역시 20만원을 뚫으며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장 종료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정규장보다 6.16% 오른 100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는1016.80달러(138만9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규장은 아니지만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이날 상승세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의 영향이었다. 엔비디아는 올 1분기 260억4000만달러(약 35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8366원)을 달성했다.
매출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46억5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5.59달러)를 상회하는 결과다.
나아가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을 28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266억1000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월가에서도 주당 순이익을 5.95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상승 배경으로는 10 대 1의 주식 분할을 발표한 점도 꼽힌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속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인공지능(AI) 연산용 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 중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19만7700원) 대비 2.93%(5800원) 오른 20만35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20만3500원으로 개장한 SK하이닉스는 장중 20만40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종전 신고가는 19만7700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큰 손인 엔비디아와 지속해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다음 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생산량은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돼 주가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와 기업의 노력들도 반도체주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앉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다는 평가는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HBM 전담팀을 출범시켰으며, HBM3E 제품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 납품에 총력을 다하는 등 주도권 되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의 품질을 테스트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을 경우 삼성전자 HBM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유망 팹리스와 소부장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패는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결정된다”면서 “아직 우리 팹리스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1% 수준에 머물고 파운드리도 선도기업과의 격차가 여전하다”며 산업부에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