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여야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봉하마을에 총집결해 ‘노무현 정신’ 계승과 실천을 약속했다. 다만 여야는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치현안에 대해선 양보 없는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준우 정의당 대표,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상대책위원장,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도 자리했다.
여야 정치인들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대동의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상대책위원장,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김준우 정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추경호 원내대표. 2024.5.23 /사진=연합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정치를 함께 실현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노 전 대통령이) 정치 분야에서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하셨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하셨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받아 여야 ‘협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SNS에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정치가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며 “내일의 역사를 만들 지금의 실천, 노무현 정신으로 함께 하겠다”면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참여정치 실현을 다짐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정치적 유산들은 결코 작지 않다”며 “탈권위주의 정신, 지역주의 타파와 지역분권 및 균형 발전의 도전, 반칙하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정치까지. 이러한 정신들이 우리 사회에 또 민주진보진영에 이어지고 지켜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성찰할 때”라며 노무현 정신을 되새겼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노 대통령께서 20년 전 받은 먼지떨이 표적 수사와 편파, 불공정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더 이상 검사 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 없다. 헌법과 법률을 고칠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을 22대 국회에서 완성하겠다”라며 노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했던 검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노 대통령의 생각과 정신이 저희 지도부와 많이 닮아 있다”며 “노 대통령도 어렵게 시작하셨지만 추후 수권 정당을 만드셨다. 저희 개혁신당의 2기 지도부도 노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상식이 있는 정치, 상식이 있는 세상을 향해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복합위기의 시대, 노무현이라는 거목이 남긴 무게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라며 “노무현 정신을 다시 되새기는 것은 바로 여기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 계승 의지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메세지를 전하면서도, 정치 현안에 대해서 '노무현 정신'을 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도 보였다.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고, 국민을 위해 통합과 상생을 꿈꿨다"면서 "노무현 정부 당시인 17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며 견제와 균형을 이뤘다"며 민주당이 22대 국회 원 구성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여당에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꼬집으며 "윤석열 정권은 노무현 정신을 짓밟고 대한민국을 그들만 사는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거부권을 남발하는 고집불통 윤 대통령과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한 집권 여당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