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미분양 늪’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3년 만에 ‘완판(완전 판매)’ 단지가 나왔다. 오랜만에 희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번 흥행이 대구 분양시장 분위기를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대구 범어 아이파크 분양완료 배너./사진=대구 범어 아이파크 분양 홈페이지 갈무리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일대 들어서는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대상 계약을 거쳐 지난 4일 100% 계약을 완료했다.
범어우방1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으로 조성되는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지하 3층~지상 26층, 4개 동, 총 418가구 규모이며 이 중 143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84㎡A 16가구 △84㎡B 72가구 △84㎡C 55가구다.
단지는 앞서 지난달 11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총 82가구 모집에 1256건 청약통장을 접수해 평균 1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고 경쟁률은 32.9대 1을 기록한 84㎡A 타입에서 나왔다.
대구에서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과 완판을 기록한 건 지난 2021년 ‘만촌역 태왕 THE아너스’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 만촌역 태왕 THE아너스는 1순위 청약에서 총 331가구 모집에 718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1.7대 1을 나타냈다. 이후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을 거쳐 완판에 성공했다.
아직 미분양 이슈가 가시지 않은 대구에서 이러한 완판 사례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 물량은 9814가구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으나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 범어 아이파크의 흥행은 이례적이다. 직방에 의하면 대구 범어 아이파크 평균 청약 경쟁률 15.3대 1은 이달 8일 기준 올해 분양 단지 중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흥행 요인으로는 입지와 교통, 학군 등이 꼽힌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 들어서는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대구지하철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이 도보 2분 거리에 있다. 또 동산초, 황금중, 경신중‧고, 대구여고, 대구과학고 등 명문 학군을 비롯해 수성구 학원가가 인접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대구에서 공급이 많았다 보니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입지와 상품, 브랜드 경쟁력 등 3박자가 맞으면서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범어 아이파크의 흥행이 대구 분양시장 분위기를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분양 예정 단지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 ‘동인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등이 있다.
다만 대구 범어 아이파크처럼 수성구 등 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단지가 아니라면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대구 내에서도 수성구 정도를 제외하면 지역별 편차가 큰 편”이라며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단지가 아니라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