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사모 전환사채(CB)가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전환사채 발행 및 유통공시가 강화될 전망이다.
사모 전환사채(CB)가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전환사채 발행 및 유통공시가 강화될 전망이다./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전환사채 공시 강화, 전환가액 조정 합리화 등의 내용을 담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해 오는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27일 전했다. 개정안은 규정변경예고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3분기 중 시행된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국내의 경우 콜옵션(미리 정한 가액으로 전환사채 등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 리픽싱 조건(주가 변동 시 전환가액을 조정) 등과 결합해 중소·벤처기업의 주요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발행·유통과정에서 시장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 콜옵션·리픽싱 등 다양한 부가조건이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곤 했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앞서 지난 1월 발표한 '전환사채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의 후속조치로, 콜옵션 행사자 지정 시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한 점, 발행회사의 만기 전 전환사채 취득 시 취득과 향후 처리방안(소각 또는 재매각 등)도 공시하도록 한 점이 우선 눈에 띈다.
현행 규정은 전환사채 발행 시 콜옵션 행사자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하는 자'로만 공시하고 있어 투자자가 콜옵션 행사자에 대해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만기 전 취득한 전환사채가 향후 최대주주 등에 재매각돼 주식으로 전환되는 등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서만 전환사채 등의 리픽싱 최저한도에 대한 예외 적용(최초 전환가액의 70% 미만으로 조정)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증자, 주식배당 등으로 전환권의 가치가 희석되는 경우에는 희석효과를 반영한 가액 이상으로만 전환가액 하향 조정을 할 수 있다.
현행 규정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 또는 정관을 통한 예외 적용(70% 미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일부 기업에서 불가피한 이유가 아닌데도 정관을 이용해 예외를 적용하는 사례가 존재했다.
개정안은 전환가액을 산정할 때는 '실제 납입일'의 기준시가를 반영하게 했다. 금융위 측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전환사채 등 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의 건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