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단일대오’가 오는 28일 시험대에 오른다. 야당 주도로 채상병특검법 재표결 강행이 예고돼 원내대표로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할 시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예상보다 많이 발생할 경우 특검법 부결에도 추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상처가 불가피해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 및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했음에도 28일 국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미합의를 주장하며 본회의 개최에 반대하는 한편, 이탈표 방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재옥 전 원내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물론 표결 전 본회의에서 집단 퇴장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5.2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국민의힘은 이탈표를 막기 위해 회유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만료 등으로 공석이 된 공공기관장 자리가 22대 총선 낙선 및 불출마자 수보다 많아 인사권으로 이탈표를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탈표 예방에 힘 썼음에도 채상병특검법 재의결에 찬성 입장을 밝히는 의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표 단속에 ‘위기감’이 느껴지고 있다. 27일 기준 국민의힘에는 채상병특검법에 공개적으로 찬성 표를 던진 김웅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유의동, 최재형, 김근태 의원이 재표결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 낙선한 의원 중 일부는 재표결 ‘부결’이라는 당론에 무조건 찬성하기보다 입장을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탈당한 황보승희(자유통일당), 하영제(무소속) 의원까지 표 단속 대상으로 포함하며 이탈표 관리에 주력하는 중이다.
국민의힘의 표 단속은 8표가 성공 유무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의석수 192석을 차지한 만큼, 채상병특검법이 재추진 될 경우 국민의힘에서 8표가 이탈한다면 법안 처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22대 국회에서 재의결 정족 의결수인 8명 보다 많은 표가 이탈할 경우 재표결 부결에도 야권이 공세를 이어갈 빌미가 제공돼 사실상 표 단속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추 원내대표에게는 완벽히 표를 단속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도 여겨진다.
실제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만남에서 “현재 민주당에서 재표결에 찬성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하고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의원이 5~6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10명 이상 이탈표가 발생될 것이란 민주당의 관측은 허황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 이탈이 발생한다면,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곧장 채상병특검법을 재추진할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검법이 21대에서 부결되더라도 이탈표가 많을 경우 22대에서 채상병특검법을 재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만남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지만 개인 소신을 모두 다 통제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느냐”면서 “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지도부가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공세를 이어갈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겠다”라며 이탈표가 예상보다 많을 경우 추 원내대표에게 책임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