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대형마트가 10여 년간 묶여있던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그간 온라인 채널에 빼앗긴 소비자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과일을 고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미디어펜DB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가 올해 초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데 이어 오는 7월 중 전국 최초로 영업시간 제한을 대폭 완화한다.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이 곧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초구는 지난 27일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제한 시간을 기존 오전 0~8시(8시간)에서 오전 2~3시(1시간)로 변경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했다.
이번 조치로 서초구 내 4개 대형마트(이마트 양재점·롯데마트 서초점·킴스클럽 강남점·코스트코 양재점)와 33개의 준대규모점포(롯데슈퍼·홈플러스) 등은 새벽배송을 포함한 전면적인 온라인 영업이 가능해진다.
대형마트 등은 규제완화를 반기면서도, 냉정한 시장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2012년 도입됐다. 그러나 대형마트 규제와 전통시장 활성화에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의견과 관련 통계들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대형마트에 족쇄가 채워진 사이,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호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유통은 완전히 소비의 중심을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매해 두 자릿수 안팎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18.4%, 2021년 15.7% 각각 전년대비 성장했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이 되면서 2022년, 2023년에는 연속 9%대로 성장세가 하락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온라인과 정반대 곡선을 그렸다. 코로나19 이후 역성장을 기록하다가, 엔데믹과 함께 7~9% 증가율을 보였다. 2023년부터는 다시 저성장세로 전환했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이번 규제 완화로 새벽배송 경쟁에 가세하던지, 늘어난 영업시간을 활용해 판을 뒤집을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수밖에 없다.
특히 새벽배송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업체들의 차별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국내 온라인쇼핑 1위 쿠팡의 로켓배송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강원도 산골짜기와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전국 2100만 고객(와우 멤버십 회원 1400만 포함)이 쓰는 전국구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오아시스마켓도 새벽배송 전문기업임을 내세웠다. 2022년부터 새벽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저녁 11시에서 저녁 12시로 연장했다. 당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배송 받을 수 있다.
같은해 2월 G마켓·옥션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신선식품 위주였던 새벽배송 영역을 고가의 전자제품까지 확장해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대형마트는 새벽배송을 시작할 경우 추가로 필요한 인력과 인건비 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처음 도입됐던 당시와 달리 엔데믹 이후에는 소비자 수요가 많지 않고, 서비스를 운영 중인 업체들도 서울·수도권이나 일부 지역에 국한해있어 실질적인 수익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