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검토가 길어지며 제4이동통신사 정식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 초기 자금 확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동시에 모회사까지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업계의 우려가 깊어진 것이 그 이유다. 이에 스테이지엑스가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사업전략 소개하는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 사진=연합뉴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29일 오후 6시 경 과기정통부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한 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7일 과기정통부에 1차 납부금을 지급하며 법인 설립 등기, 할당 조건 이행각서 등 주파수 할당 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재원 마련 계획이 불안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이지엑스의 초기 자본금은 500억 원 정도로 파악되는데 이는 처음에 계획했던 2000억 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스테이지엑스 측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의 우려는 지워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스테이지엑스의 모회사인 스테이지파이브도 지난해 130억34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스테이지엑스는 3년 안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해 기지국 6000대를 설치해야 하는데, 가능성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기지국 설치에 성공한다고 해도 사업성이 뚜렷한 상황도 아니다. 스테이지엑스가 사업에 활용하려 하는 28㎓는 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가 장점이다. 하지만 전파거리가 현재 통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3.5㎓에 비해 매우 짧고 회질성도 떨어져 전국망을 구축하려면 훨씬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통신3사도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후 28㎓ 활용을 포기했었다. 이에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사업에서는 해당 주파수 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지국 설치비용이나 정부의 규제 등의 요인으로 인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있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과기정통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고 설치를 한다고 해도 회질이 짧아 B2C에서 활용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B2B 사업에서는 경쟁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고 받아야 하는 SI, SM 기업이나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28㎓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이나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와 같이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가 오고 가는 사업장의 경우 속도가 빠른 28㎓의 수요는 분명할 것"이라며 "스테이지엑스가 시스템을 구축한 후 SI나 SM을 다루는 기업과 B2B 사업에 집중하면 어느 정도의 수익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기업들의 니즈를 파악한 후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스테이엑스의 계획서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판단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