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서울고등법원은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지난 1심에서 재산 분할 655억 원, 위자료 1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약 20배 늘어난 금액이다. 최 회장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하며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가사 2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 가치 상승이나 경영활동에 기여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합계 재산을 약 4조115억 원으로 추산한 재판부는 재산 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이에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고 상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항소심 재판부는 처음부터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그간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하나하나 공개했다”며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이며, 비공개 가사재판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며 “특히 6공(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뤄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오히려 SK는 당시 사돈이었던 6공의 압력으로 각종 재원을 제공했고, 노 관장 측에도 오랫동안 많은 지원을 해왔다”며 “그럼에도 정반대의 억측과 오해로 인해 기업과 구성원, 주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 원고는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