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창조개발이 시행하고 세움종합건설이 시공하는 ‘계룡 펠리피아’가 1순위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이 발생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옵션비 포함 4억 원대에 육박하는 분양가를 비롯해 인근 철길로 인한 소음‧진동 발생 우려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계룡 펠리피아 1순위 청약 결과./사진=한국부동산원 청약홈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계룡 펠리피아는 전날 진행한 1순위 청약 결과 총 808가구 모집에 127건 신청에 그쳐 미달됐다. 평균 경쟁률은 0.16대 1에 불과하다.
전용면적별로는 주력 평형인 84㎡가 A타입(140가구) 51건, B타입(167가구) 12건 접수에 그쳤다. 76㎡(407가구)와 104㎡(94가구)도 각각 28건, 36건 접수에 머물렀다.
계룡 펠리피아가 수요자로부터 외면받은 원인으로는 분양가가 꼽힌다. 계룡 펠리피아 기본 분양가는 △76㎡ 2억6800만~3억1000만 원 △84㎡A 3억800만~3억4900만 원 △84㎡B 3억100만~3억4200만 원 △104㎡ 3억6490만~4억690만 원 수준이다.
계룡 펠리피아 측은 이를 ‘파격적인 분양가’라고 강조하며 홈페이지 등에서 공식적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유상 옵션까지 포함하면 합리적인 분양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계룡 펠리피아 전체 옵션 비용은 △76㎡ 4260만 원 △84㎡A 4749만 원 △84㎡B 4415만 원 △104㎡ 5534만 원이다. 84㎡A 타입의 경우 전체 유상옵션 포함 시 4억 원에 육박하게 된다.
계룡 펠리피아 서측에 맞닿아 있는 ‘계룡 파라디아’ 84㎡는 지난해 8월 2억21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해 7월 입주한 ‘계룡자이’ 84㎡는 같은 해 9월 24층 분양권이 3억5913만 원에 거래됐다. 모두 계룡 펠리피아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 '착한 분양가'로 포장하고 옵션비용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이른 바 '옵션 장난질'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입지 측면에서도 단지 북측으로 철길(호남선)이 지나는 등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열차 통행 시 입주민에 진동 및 소음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단지 내 오배수 처리를 위한 오수중계펌프장이 설치되는 점도 논란을 빚었다. 계룡 펠리피아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단지 내 오배수 처리를 위하여 오수중계펌프장이 104동 앞 인근 지하에 설치될 예정이며, 오수 배출 및 점검, 청소 등의 사유로 소음 발생 및 악취가 일부 세대로 유입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세움종합건설 관계자는 “옵션은 소비자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 것이고 실제 선택률은 평균적으로 40% 정도에 불과하다”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옵션 비중을 늘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 호남선 철길의 경우 지난 주말(1~2일) 자체적으로 소음 측정을 실시해 용역을 맡긴 결과 기준 수치(실외 소음 65데시벨) 이하로 문제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며 “단지 내 오수펌프 또한 소음이나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분양에 따른 할인분양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세움종합건설 관계자는 “현재 분양가에서 금액을 더 낮출 경우 이에 따른 사업이익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며 “저조한 청약 결과에 따른 분양 대책은 따로 마련해둔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