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및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가상자산 수요에 힘입어 투자성 대기자금이 증가했는데, 예상보다 금리인하가 늦어지면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갈 길 잃은 유동자금은 다시금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MMDA를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14조 10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약 2조 2316억원 줄어든 수치다.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및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가상자산 수요에 힘입어 투자성 대기자금이 증가했는데, 예상보다 금리인하가 늦어지면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갈 길 잃은 유동자금은 다시금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데,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 수요로 요구불예금과 MMDA 잔액은 5.5% 증가했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빠르면 하반기께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다시금 요구불예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 예적금 잔액은 증가했다.
5대 은행의 5월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 7062억원으로 전달보다 약 16조 8232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거듭 출시하면서 세 달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다만 과거보다 금리수준은 매력적이지 않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기준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60%에 불과하다. 지난해 최고 4~5%대를 형성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정기적금 잔액도 약 1조 302억원 증가한 33조 4832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갈 길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작지만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는 은행 예적금으로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5대 은행의 총수신(MMDA 등 요구불예금, 정기예적금) 잔액은 1987조 5056억 원으로 4월보다 약 10조 6692억원 늘어났다. 4월에는 대규모 기업공개(IPO) 등의 여파로 수신잔액이 약 18조 4415억원 줄어든 바 있는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동안 주식시장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입어 연중 최고점을 거의 회복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3월 한때 1억원을 돌파하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가상자산으로 몰렸었다"면서도 "최근에는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꽤 줄었고,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늦어지면서 투자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에는 조 단위 IPO가 예고된 만큼, 다시금 투자용 자금이 요구불예금으로 몰릴 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