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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자 20% 준다고?"···고금리 적금상품 ‘속빈 강정’

2024-06-09 10:16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금리 이자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이 다시금 금융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대구은행)에서는 새 출발을 기념해 연이자 20%에 달하는 적금상품을 내놓으며 세간의 화제였다. 

하지만 납입금액이 한정적이고 만기 세후 이자도 예상보다 적어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은행에서도 고금리를 빌미로 일부 가입자에게만 최고금리 혜택을 주거나 제휴카드의 사용실적을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및 사명 변경 후 첫 출범을 기념해 지난 5일부터 최고 연 20%의 금리를 지급하는 단기소액적금 '고객에게 진심이지 적금'을 32만좌 한도로 판매 중이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금리 이자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이 다시금 금융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납입금액이 한정적이고 만기 세후 이자도 예상보다 적어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고금리를 빌미로 일부 가입자에게만 최고금리 혜택을 주거나 제휴카드의 사용실적을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해당 상품은 은행권 중 '역대급 고금리'라는 점을 내세워 출시 첫 날 고객들이 몰려드는 등 일시적인 접속 지연 현상을 빚기도 했다. iM뱅크는 이 상품을 내세워 신규 가입고객도 크게 늘리는 등 흥행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고객이 실제 수령할 수 있는 최대 이자액을 두고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이 상품은 매일 최소 100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납입하면 매일 우대금리가 0.1%포인트(p)씩 쌓이도록 설계돼 있다. 적금을 40회까지 납입하면 추가 우대금리는 연 2%p, 50회 납입 시 연 3%p, 60회 완납 시 연 5%p가 각각 추가 반영된다. 매일 60회를 빠짐 없이 완납하면 최고 연 20%의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렇게 매일 납입을 조건으로 5만원씩 60일 동안 납입하면 세전 기준 약 305만 137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자소득세 15.4%를 제한 세후 이자는 약 4만 2416원으로 추정된다. 특별한 이용실적을 요구하지 않고 단기간에 4만원 가량의 이자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연 20%'의 이자를 내세워 고객을 유인했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실제 iM뱅크는 이 상품이 비대면 온라인 전용 상품이라는 점을 들어, iM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 은행 연결계좌로 직접 납입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신규 고객을 늘려야 하는 입장에서 모바일뱅킹 고객도 늘리는 등 여러모로 유인효과로서 성공한 것이다.   

iM뱅크 외에도 대부분의 은행들이 고금리를 내세워 적금 상품을 팔고 있지만 모바일뱅킹 가입을 유도하거나 제휴카드 이용실적 등을 요구하고 있다. JB전북은행은 'JB슈퍼씨드적금'을 판매 중인데, 금리는 최고 연 13.3%(기본금리 연 3.3%, 우대금리 연 10%)에 달한다. 

문제는 우대금리를 받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입자가 매달 적금을 납입하면 은행 앱에서 추첨으로 '씨드'를 1개 제공하는데, 이 씨드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슈퍼씨드'여야 하는 것이다. 1년 만기 가입 시 최대 11번의 기회가 생기는데, 실제 슈퍼씨드가 나타날 확률도 매우 낮다. 이에 통상 기본금리 수준인 연 3.3%를 수령하는데 그친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은 창립 42주년 기념일(7월 7일)을 앞두고 청년층 고객의 금융지원을 돕기 위해 최고금리를 연 8%로 상향한 특판 '청년 처음적금'을 10만좌 한도로 판매 중이다.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고객이 가입할 수 있고 만기는 1년이며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다. 

기본금리 연 3.5%에 우대금리 최고 4.5%p를 적용하는데, 우대금리는 △급여이체 또는 급여클럽 월급봉투 6개월 이상 수령 시 1%p △본인명의 신한카드(신용·체크) 결제 실적 6개월 이상(결제계좌 신한은행) 시 0.5%p △신한 슈퍼SOL 앱 회원가입 시 0.5%p △신한은행 '첫거래 고객' 및 신한 청년희망적금을 만기 해지하거나 만기일자가 경과된 '만기 고객'의 경우 2.5%p 등이 적용된다.

매월 30만원씩 1년간 적금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원금은 360만원, 세전이자는 15만 6000원이다. 여기에 이자소득세 2만 4024원를 제하면 실수령액은 약 13만 1976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월 납입액이 작거나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움에도 금융소비자들의 예적금 가입은 이어지고 있다. 당초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가상자산 수요에 힘입어 투자성 대기자금이 증가했는데, 예상보다 금리인하가 늦어진 까닭이다. 이에 갈 길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다시금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14조 10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약 2조 2316억원 줄어든 수치다. 

반면 은행에 자금을 묵혀두는 예적금은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5월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약 16조 8232억원 증가한 889조 7062억원, 정기적금 잔액은 약 1조 302억원 증가한 33조 48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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