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주요 백화점들이 식품관을 강화하면서, ‘프리미엄 와인’이 차별화 품목으로 부상했다. 최고급 와인은 생산량이 한정되고 산지나 연산, 제품이 가진 배경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한다. 희소성과 소장 가치가 있어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 백화점이 지향하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10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 연 이색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 내부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백화점과 호텔의 DNA를 결합한 제3의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문을 열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사는 이의 취향과 안목이 드러나는 집(하우스)처럼 신세계만이 큐레이팅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총 3개 층 7273㎡(2200평) 규모로 푸드홀(식사공간)과 패션·뷰티 편집매장, 럭셔리 편집매장 등이 들어선다. 영업시간도 오후 10시까지로 평일 백화점 폐점 시간인 오후 8시보다 2시간 늦췄다.
특히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으로 이어지는 미식 공간에 파인와인 전문관을 구성했다.
파인와인 전문관 ‘와인셀라’는 1층에 1300㎡(400평) 규모로 자리했다. 와인과 위스키 등 산지, 카테고리별로 5000여병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절반은 유통업계 최초로 확보한 최고급 와인으로 구성했다.
VIP를 위한 프리미엄 공간에는 전 세계에 몇 병 없는 희소한 와인과 숙성 빈티지를 모았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바롤로의 명품 와이너리 지아모코 콘테르노, 보르도 와인을 전통 방식으로 복원한 리베르 파테르 등을 선보인다.
매장에는 구매한 와인을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다이닝룸과 세계적인 생산자의 와인 클래스를 위한 러닝랩 등을 구비했다. 해외에서 희귀 와인을 구해 통관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의 노하우를 집약해 선보이는 단 하나의 명품 공간”이라며 “오직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와 매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프리미엄 와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점 미래형 식품관인 ‘푸드 에비뉴’에 2000여종의 와인을 갖춘 와인 라이브러리 ‘엘 비노’를 선보였으며, 에비뉴엘 잠실점 6층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카페 라운지 ‘클럽 코라빈’을 도입했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와이너리 ‘비냐 콘차이토로’와 손잡고, 국내 프리미엄 와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고 선언했다.
콘차이토로는 1883년에 설립된 와인 회사로 미국과 아르헨티나, 칠레에 걸쳐 약 1억㎡(약 3300만 평) 포도밭을 보유한 라틴 아메리카 최대 와인 그룹이다.
지난 3월 롯데백화점이 글로벌 와이너리 ‘비냐 콘차이토로’와 선보인 '주얼 오브 더 뉴 월드' 컬렉션 와인/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비냐 콘차이토로와 협력해 싱가포르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주얼 오브 더 뉴월드’ 컬렉션을 선보였다. 미 대륙의 프리미엄 와인들을 엄선한 ‘주얼 오브 더 뉴월드’ 컬렉션은 보석에 비견될 만큼 수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민석 롯데백화점 와인앤리커팀 치프바이어는 “우리나라에서 와인은 이제 단순히 즐기는 차원의 개인의 취향을 넘어 소통의 매개가 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와인 수입 규모는 5억 달러(약 700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된다. 덩달아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설 명절 기간 ‘렐름 셀라 벡스토퍼 투 칼론’, ‘베티나 브라이언트’ 등과 같은 100만 원 대 이상 고가의 아메리카 빈티지 와인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올 3월 기준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되는 20만 원 이상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량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부르고뉴 와인 전문매장 ‘버건디앤(&)’에서는 20만 원 이상 와인 15%, 50만 원 이상 와인 18%, 100만 원대 초고가 와인 50% 이상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었다. 프리미엄 와인일수록 입지가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세계백화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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