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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물보안법' 업계에 지각변동…국내 바이오 기업에겐 기회

2024-06-11 15:57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 생물보안법이 글로벌 바이오 업계 내 화두로 떠오르면서 향후 업계 양상이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USA'에 중국 다수의 기업들이 불참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바이오업계는 생물보안법을 기회로 삼아 수주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영향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USA 부스 전경./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RA(인플레이션방지법)과 마찬가지로 바이오 업계에서도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법안이 생물보안법이다. 생물보안법은 올해 초 미국 하원이 중국의 유전체회사 BGI그룹 등에 대해 미국 사업 금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내 병원 등 의료 제공자가 중국 BDI그룹이나 계열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적대적 법안을 발의해 제재를 받자 최근 마무리된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는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기업들이 불참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CDMO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와 CRO(임상시험수탁)기업 우시앱텍, BGI그룹의 자회사 MGI테크 등이 모두 참가하지 않았다.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입지 축소는 국내 CDMO기업들에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바이오USA에 참가한 기업들이 기술력 홍보에 힘을 쏟은 것도 이와 연관된다. 중국 기업들의 부재를 틈타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다.

올해 바이오USA에는 국내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수의 기업들이 참가했다. 현장을 찾은 각 사의 대표들도 생물보안법이 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향후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생물보안법 이슈 이후 수주 문의가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시의 공백으로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다. 존림 대표는 지난 5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CDO(위탁개발)부문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시장 행보에 제동이 걸린 현재 격차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전체사업에서 CDO사업의 비중이 크다. 생물보안법이 최종결정될 경우 2032년 이후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기업은 우시바이오로직스와 계약을 할 수 없다. 이로인해 우시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존림대표의 발언은 우시바이오로직스를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사진=롯데


이외에도 CDMO사업에서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스티팜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회사가 하고 있는 mRNA CDMO의 경우 상위 경쟁사 모두 중국 원료의약품(API)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에스티팜)은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생물보안법 이슈에서 자유로워 사업성이 긍정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신생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시장 빈틈찾기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큐러스 바이오 캠퍼스를 비롯해 송도 바이오 캠퍼스 등을 소개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들과 파트너링 수주에 집중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빈자리를 노리는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도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시의 공백을 차지하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업체는 스위스의 론자, 일본의 후지필름이 꼽힌다.

후지필름은 자회사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최근 2~3년 내로 북미시장의 생산시설 확장을 위해 4조3800억 원을 투자할 것을 밝히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론자도 올해부터 투자 규모를 늘릴  것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는 세 기업의 각축전 속에서 어느 기업이 판도를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바이오USA에는 전 세계 약 70개 국에서 1만9000 여명이 참가하면서 성료했다. 한국인 참관객 수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300명 이상이었으며 부스 운영 한국 기업 수는 총 41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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