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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강인 골 합작하고 포옹하는 장면, '오랫동안 자주' 보고 싶다

2024-06-12 11:57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뚫릴 듯 뚫리지 않던 중국 수비, 열릴 듯 열리지 않던 중국 골문이었다. 이런 중국의 초밀집 수비를 깨트리고 합작해서 골을 넣은 두 선수, 바로 한국 축구의 걸출한 스타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최종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조 1위로 3차예선 진출을 이미 확정한 상태였지만 중국전 승리로 2차예선 무패(5승1무) 통과를 완성했고,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아시아 3위를 유지해 3차예선 조 추첨 때 톱시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1월 중국 원정으로 치른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던 한국이기에 이날 홈에서의 1-0 승리는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노골적으로 '비기기 전략'을 들고나온 중국은 11명 선수 전원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 진영에 머물며 수비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한국이 골을 넣기가 쉽지는 않았다.

이강인이 중국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후 손흥민의 품에 안겨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한국의 결승골은 이강인이 넣었다. 후반 16분 이강인이 좌측에 있는 손흥민을 보고 롱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중국 수비 사이를 뚫고 문전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문전에는 주민규과 황인범이 있었지만 중국 수비 맞고 굴절된 볼이 뒤로 흘렀다. 어느새 쇄도해 들어간 이강인이 날카로운 왼발슛을 때려 중국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꽂아넣었다.

이강인의 너른 시야와 패스력, 골 결정력이 빛을 발했다. 수비 맞고 굴절돼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손흥민의 찬스 메이킹 능력 또한 돋보였다.

골을 넣은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달려가 폴짝 뛰어 품에 안겼다. 이후 한 차례 포효하는 세리머리를 펼친 이강인을 손흥민이 다시 한번 꼭 안아주며 멋진 골의 기쁨을 나눴다.

축구팬들이 보고싶어 하던 장면이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이자 대표팀 캡틴 손흥민과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고 있는 이강인이 합심해 골을 만들어내고, 뜨거운 포옹으로 선후배의 정을 나누는 모습은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한국대표팀이 지난 1~2월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 끝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을 때, 이강인은 '무능의 끝판왕' 같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팬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이강인이 저녁식사 자리를 이탈해 탁구를 즐긴 일로 주장 손흥민과 마찰을 빚었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사태 수습 과정은 잘 알려져 있다. 이강인은 공개 사과를 했고,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주며 팬들에게 이강인을 한번만 용서해주자고 호소하며 감싸줬다.

이후 둘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소속팀 토트넘에서, 파리 생제르맹에서 시즌 마무리를 잘 했다. 이번 싱가포르, 중국과 2연전에서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한국의 연승에 주역으로 활약했다. 싱가포르전에서는 나란히 2골씩 넣으며 7-0 대승에 앞장섰고, 중국전에서는 결승골을 합작해냈다.

이강인이 중국전에서 골을 넣자 주장 손흥민이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FIFA 공식 SNS



손흥민과 이강인은 클래스가 다르다는 것을 이번 2연전에서도 여실히 보여줬다. 조 최약체인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 축구가 늘 부러운 중국은 다시 한번 손흥민과 이강인의 위력을 직접 겪으며 좌절을 맛봤다.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늘 2~3명이 따라붙었지만 손흥민은 이들을 가볍게 제치고 따돌리는 장면을 심심찮게 보여줬다. 중국 수비가 할 수 있는 것은 파울로 손흥민을 괴롭히는 것뿐이었다.

이강인의 탈압박 능력에 중국은 쩔쩔 매는 모습이었다. 밀집된 공간에서도 현란한 발재간과 볼 키핑으로 중국 수비진을 헤집고, 공간이 생기면 패스를 찔러넣는 이강인의 테크닉은 빛났다.

2차예선은 잘 마무리됐다. 이제 오는 9월 3차예선이 시작된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한국대표팀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다시 뛸 것이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각자의 능력도 걸출하지만, 함께 했을 때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 둘이 멋진 골을 합작해내고, 뜨거운 포옹을 하는 장면을 오랫동안 더 자주 보고싶은 것이 축구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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