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열릴 것으로 보였던 본회의는 일단 무산됐다. 원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었던 민주당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는 주말까지 국민의힘 측의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기다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선출되지 않은 7개 상임위원장은 다음주쯤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은 이번 주말까지 국민의힘에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기다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측이 요구했던 이날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가운데)가 6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6.13/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이) 오늘(13일) 본회의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오늘 아니면 내일(14일), 모레(15일)라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조속한 원구성을 강조했지만 우 의장 뜻에 따라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은 다음주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이 끝내 상임위원 배치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방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7개 상임위원장도 민주당 몫으로 선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 의장을 향해 "하루라도 빨리 원구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며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이 결단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르면 회기 중 국회 본회의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열어야 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늦어도 다음 목요일인 오는 20일까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원구성이 지체된 틈을 타 주요 법안에 대한 입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방통위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 22개 법안과 1개 결의안에 대해 당론 법안으로 처리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당 '언론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의원은 이날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이날 당론으로 채택된 법안 중 당이 '언론정상화 3+1법'으로 규정한 방송3법·방통위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다.
방송3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 당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결국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날도 주요 상임위를 가동해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측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복지위 전체회의에서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측의 우 의장을 상대로 한 사퇴촉구결의안 제출을 겨냥해 "국회법을 따라야 할 양심마저 저버린 행위"라며 "야당 의원들은 무능과 독선으로 국민을 아프게 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 촉구 결의안이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야 갈등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엄중한 국가 혼돈 상황에도 여야는 난국 수습책을 논의하기는커녕 국회 운영을 파행하면서 대립과 상호 비방전을 일삼고 있다"며 "여야는 조속히 적절한 협의기구를 통해 국난 수습을 위한 토론과 협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