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랭킹순' 검색 순위를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 구매를 유도했다며 쿠팡에 1000억 원대 과징금과 검찰 고발 등 제재를 가하자 쿠팡이 이를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쿠팡은 이를 형평을 잃은 조치라며 PB규제는 물가 인상 기폭제로까지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이와 같은 로켓배송 상품 추천 금지를 지속한다면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이 불가능 할 수 있다고까지 예고했다.
공정위는 쿠팡 및 CPLB(PB상품 전담 납품 자회사)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00억 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를 부당한 제재라고 보고 즉각 항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많은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을 받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소비자 기망이라고 주장하는 공정위의 결정은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PB상품 및 직매입 상품(자기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봤다. 특정 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를 무시하고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기 상품을 상위에 올렸다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저해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이 왜곡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쿠팡은 "커머스에서의 검색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것"이라며 "오프라인 진열과 온라인 검색순위는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매출이 4배 이상 높은 ‘골든존’에 PB상품을 판촉 하는 오프라인 대형마트 등과 비교해 역차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에 따르면 유통사의 PB제품은 고물가 시대 대기업 제조사의 거듭되는 가격 인상에도 품질 좋은 상품을 반값에 제공하는 ‘인플레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이번 PB규제로 고객들은 PB상품을 비롯 가성비 높은 직매입 상품을 찾거나 구매하기 어렵게 되고 이는 결국 물가인상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쿠팡은 "공정위 제재는 고물가 시대 PB를 장려하는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PB활성화 정책을 쏟아내는 우리 정부부처의 노력에도 부합하지 않는 퇴행적 규제"라고 지적했다.
또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쿠팡은 다른 오픈마켓과 달리 매년 수십조 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해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 왔다. 고객들은 이러한 차별화된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쿠팡을 찾고, 쿠팡이 고객들에게 로켓배송 상품을 추천하는 것 역시 당연시 해왔다"며 "로켓배송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모든 재고를 부담하는 쿠팡으로서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 소비자들의 막대한 불편과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공정위가 이러한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쿠팡이 약속한 전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 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 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마지막으로 "전 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을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