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지속해서 생겨나면서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항목의 규모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비급여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급여 진료란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진료 항목으로 의료기관이 가격을 임의로 설정하고 진료 횟수, 양 등을 남용할 수 있어 일부 의료기관과 소비자의 과잉의료가 지속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에서 취합한 올해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8.0%로 전년 동기(126.3%) 대비 1.7%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그만큼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세대별로 보면 특히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1분기 118.4%에서 올해 1분기 134.0%로 15.6%포인트(p) 급등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과잉 진료를 억제하고 가입자 간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해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해 2021년 7월 출시한 상품이다. 보험료가 이전 세대 상품보다 저렴한 대신 진료비 자기부담비율이 높다.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2021년 62.0%, 2022년 88.8%, 2023년 115.5%, 올해 1분기 134.0%로 지속해서 급등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올해 4세대 손해율이 1세대·2세대 손해율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세대(작년 124.9→올해 1분기 123.5%), 2세대(117.0→120.5%), 3세대(159.1→155.5%) 등의 손해율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손해율 급등의 주범으로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료 등 비급여 항목이 꼽힌다.
5개사의 올해 1~5월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총 3조8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었는데 이중 비급여 지급액은 2조2058억원으로 11.3%, 급여 지급액은 1조638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실손에서 급여 지급액이 20.7% 늘고, 비급여 지급액은 2.0%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비급여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3년 전체 실손 지급액 증가율은 9.2%였다.
진료과목별로는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 영향으로 이비인후과(20.5%)의 실손 지급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정형외과(15.1%), 비뇨의학과(15.1%), 소아청소년과(14.5%), 한방병원(11.0%) 등 순이었다.
특히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영향으로 정형외과 지급액 8645억원 중 비급여 지급액은 6089억원으로 70.4%에 달했다.
의료 현장에서 비급여 진료를 통해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필수의료 공백 사태가 발생하는 데다 과잉진료로 보험료가 오르면서 선량한 가입자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현재 금융당국의 보험개혁회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불필요한 비급여를 줄이고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실손보험 개편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차등제가 시작되는 내달부터는 손해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나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행위가 계속된다면 손해율 급등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문제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도한 실손 보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