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침체 등에 따라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자산 건전성이 악화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경영실태 점검으로 많은 저축은행이 시장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말 연체율, 순고정이하자산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부실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경영실태평가는 금융회사의 경영 부실 위험을 적기에 파악·조치하기 위해 경영상태 전반을 일정한 등급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적정성, 수익성, 유동성, 시장리스크에 대한 민감도 등을 평가,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 등 5단계 등급으로 구분한다.
이 중 4등급 이하를 받은 저축은행에는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 금융당국이 경영개선조치를 내리는 제도다. 건전성 정도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3단계로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해당 저축은행에 인력 및 조직 운영을 축소하거나 부실자산 처분, 예금금리수준 제한, 자회사 정리, 임원진 교체 요구, 영업 일부 정지 등을 권고할 수 있다. 경영개선명령의 경우 주식 소각, 합병 등 구조조정까지 가능해진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연체율이 안정될 때까지 경영실태평가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그간 부실채권 정리, 객관적인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에 대해 강조해온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연체율 상승 관리 실태가 감독원 기대보다는 미흡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면서 "시장에 대한 충격 요인이 없다는 확신이 있고, 해당 업권 다른 금융사나 다른 업권으로의 전파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8.8%로 지난해 말 6.55%보다 2.25%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1.00%로 전년 말(7.48%) 대비 3.52%포인트 뛰었다.
부동산 PF 대출과 새출발기금 협약에 따라 제3자 매각이 제한된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2%로 전년 말(7.73%) 대비 2.59%포인트 올랐다.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두 자릿수로 넘어간 곳은 46곳에 이른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절반이 넘는 규모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을 8%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가 넘어간 곳도 10곳에 이른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상상인 24.27% △안국 29.38% △에스앤티 28.88% △대아 24.26% △솔브레인 23.63% △상상인플러스 23.59% △엠에스 22.27% △라온 21.88% △DH 21.13% △유니온 20.62%에 달한다.
이에 저축은행업권은 올 상반기에만 1조46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 중 2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 규모가 5100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1360억원 규모의 개인 무담보·개인사업자 부실채권 매각, 개별업체 부실채권 3000억원 대손상각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