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장마가 잦은 여름철이 도래하면서 제습기 대신 에어컨 제습모드로 빨래를 말리는 등 에어컨으로 제습기를 대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은 제습기와 작동 방식이 달라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 스탠드 에어컨 구매·선택 가이드./사진=소비자원
소비자원은 LG전자·삼성전자·오텍케리어 등 주요 브랜드 제품 중 보유율이 높은 냉방면적 58.5㎡(18평형) 5개 제품의 품질과 경제성, 안전성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35도(℃)로 유지된 설치 공간에서 에어컨을 24도·강풍으로 설정해 작동시킨 후 24도로 낮아질 때까지 소요된 시간을 측정한 결과, AF18DX936WFT·AF18DX839BZT(삼성전자), FQ18EN9BE1(LG전자) 등 3개 제품이 각각 6분 14초, 6분 16초, 6분 24초로 냉방속도가 우수했다.
설정 온도 대비 편차는 2개 제품이 우수했다. 에어컨을 24도·강풍으로 설정한 후 5시간 동안 작동하며 설치 공간 평균 온도를 측정한 결과, FQ18EN9BE1(LG전자), EASC-0182RAAMD(오텍캐리어) 등 2개 제품은 평균온도가 23.6도로 설정온도 대비 편차(–0.4도)가 작아 우수했다.
냉방속도 시험 중 에어컨(실내기)에서 발생하는 최대 소음을 측정한 결과, FQ18EV3EA1(LG전자) 제품이 43dB(A)로 가장 조용했고 그 외 4개 제품은 47~52dB(A) 범위로 관련 기준(55dB(A) 이하)에 적합한 수준이었다. dB(A)은 사람이 귀로 느끼는 소음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로, 조용한 주택의 거실은 40dB(A), 조용한 사무실은 50dB(A), 보통 대화소리·백화점 내 소음은 60dB(A) 수준이다.
미세먼지 제거 성능은 29평대 공기청정기와 성능 유사했으나, 유해가스 제거⋅탈취는 불가능했다.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있는 FQ18EN9BE1(LG전자), AF18DX936WFT(삼성전자) 등 고가형 2개 제품 성능(표준사용면적)을 확인한 결과, 96㎡(약 29평)대 공기청정기 수준의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나타냈다.
FQ18EN9BE1(LG전자) 제품은 연간 필터교체비용(공식 홈페이지 판매가 10만 원)이 발생하며 AF18DX936WFT(삼성전자) 제품은 전기집진방식으로 물로 세척 후 재사용이 가능해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2개 제품에는 일반 공기청정기에 장착되는 유해가스 제거·탈취 필터가 없어 유해가스(폼알데하이드·톨루엔·암모니아·아세트알데하이드·초산) 제거가 불가능해 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 없었고, 해당 내용이 제품에 표시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소비자원은 해당 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기능이 없다는 내용을 표시할 것을 권고했고, 2개 업체 모두 권고 사항을 수용해 7월 내 홈페이지 제품 정보에 반영할 예정임을 회신했다.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사용하면 냉방속도가 제품 평균 약 26초(약 6.3%) 빨라졌고, 제품에 표시된 냉방면적보다 넓은 공간을 냉방할 경우 효과적으로 활용이 가능했다.
냉방모드와 제습모드 온·습도와 소비전력량(전기요금)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에어컨을 제습모드로 작동 시 습도(5시간 평균 59%Rh)가 가정용 제습기(33%Rh)를 이용할 때 보다 높아 사계절 제습·빨래 건조 등 제습기 기능을 대체할 수 없었다.
안전성·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사항은 모든 제품이 이상 없었다. 구조·전기적 안전성과 오존 발생량은 관련 기준에 적합했고, 미세먼지 제거 필터에서 유해물질(CMIT·MIT)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제품에 표시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적합 여부 확인 결과, 모든 제품이 표시된 등급과 측정 등급이 일치했으며 KC마크·제품정보 등 기타 표시사항도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절전모드·자동 팬건조·앱 연동 등 에어컨 보유기능은 FQ18EN9BE1(LG전자) 제품이 24개로 가장 많았고, AF18DX936WFT (삼성전자) 제품 21개의 순으로 많았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