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서울 성동구의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치정 관계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 강도에게 납치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4일 주모(35·여)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김일곤(48)씨를 공개 수배하고 1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김씨는 9일 오후 2시 10분께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에 타려던 주씨를 덮쳐 차량째 납치해 끌고 다니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서울 성동 살인사건 수배전단. |
김씨는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혔고 차량 내부에서 지문과 DNA 등이 발견됐다.
김씨는 키 167㎝에 마른 체격이다. 범행 당시 검은색 정장 상·하의에 흰색 셔츠를 입었으며 검은색 가방을 들고 다녔다.
범행 후에는 검은색 티셔츠로 갈아입고 어두운 색 배낭을 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씨는 주씨의 차량으로 이동하다 어딘가에서 주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싣고 다닌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11일 오후 2시 40분께 성동구 홍익동에 있는 한 빌라 주차장에 주차하고는 시신에 불을 붙이고 달아났다.
A씨는 과거 성동구에 거주한 적이 있어 그곳 지리를 잘 알아 차량을 끌고 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경찰은 주씨의 시신에서 특정 부위들이 잔혹하게 훼손된 점 등으로 미뤄 애인 등 면식범의 원한 관계에 의한 소행으로 봤으나 현재로선 강도 살인 사건으로 수사 방향을 돌렸다.
김씨는 강도, 특수절도 등 전과가 22범에 달해 도주에 능한데다 현재는 1만원짜리 선불폰을 갖고 다니며 경찰 추적을 따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히 용의자를 검거하고자 공개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