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리모델링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 재건축이 용이하지 않을 때 기존 골조를 그대로 두고 새롭게 고치는 것을 뜻한다.
광명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사진=쌍용건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공동주택 중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곳은 총 153개 단지, 12만1520가구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보다 2개 단지, 899가구 늘어난 수치다.
건축 시장에서 리모델링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주택 리모델링 시장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건축 시장에서 리모델링 비중은 20.3%다. 이는 지난 2008년(21.3%)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리모델링이 증가하는 이유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재건축이 어려운 경우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단지 용적률이 180% 이하면 재건축이 낫고 200% 이상이면 리모델링이 더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다.
대형 건설사들도 잇따라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우선 쌍용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꾸려 경기도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산한신아파트는 광명의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 중 하나로, 1568가구로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다. 1992년 지어졌으며 최고 25층으로 용적률이 292%여서 리모델링에 더 적합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달 서울 잠원동 강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따냈다. 1987년 완공됐으며 360가구, 용적률 243%를 보이고 있다. 리모델링 계획에 따르면 29가구 증가한 38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3월 서울 둔촌동 현대1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더샵 둔촌포레'를 분양했다. 572가구 규모로, 일반분양분 74가구 청약에 전 가구 1순위 마감됐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이 과거에 비해 수요가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로 공사비 상승과 용적률 제약으로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노후 단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1980~1990년대 지은 아파트들은 15층 수준의 중층형 단지가 대부분이어서 용적률이 높아 가구 수를 극적으로 늘리기 어렵다. 이 같은 경우 무리하게 재건축을 진행하게 되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늘어 사업이 중단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재건축과 비슷한 효과를 누리면서 현실에 맞는 리모델링으로 재단장을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에 비해 분양 가구 수가 줄어들지만 건물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증축도 가능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어 중소 건설사들은 리모델링이나 모아타운 사업 수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