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한달여 남겨두고 있지만 당대표 후보 등록 시점부터 러닝메이트 구성에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당대표 후보와 함께할 러닝메이트 구성 과정에서 후보들 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는 전당대회 결과가 예상된 탓에 함께할 인물을 구하지 못하는 등 구인난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동훈·원희룡 러닝메이트 구성 완료…7·23 전당대회 양자대결 양상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5일 각각 최고위원 2인, 청년최고위원 1인으로 러닝메이트 구성을 완료했다.
러닝메이트 완성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가장 먼저 이뤘다. 한 전 위원장의 최고위원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박정훈 의원은 후보자 등록 첫날인 지난 24일 출사표를 던지며 전당대회 포문을 열었다. 이날 당대표 러닝메이트 중 후보자 등록에 나선 것은 이들이 유일하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더불어 25일 진종오 의원이 청년최고위원 후보 출마를 공식화하며, 한 전 비대위원장은 러닝메이트를 모두 현역 의원으로 구성했다. 현역 의원의 공개 지지를 받으며 ‘어대한’의 실체를 증명한 셈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유력 경쟁자인 원 전 장관도 이날 팀 구성을 마무리했다. 친윤의 지지를 받는 원 전 장관은 최고위원에 인요한, 김민전 의원을 설득한 끝에 러닝메이트로 확정했다. 이어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이 청년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뒤늦게 합류해 완전체를 이뤘다.
원 전 장관은 앞서 청년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현역 의원을 물색했으나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어대한’ 분위기 속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진종오 의원이 한 전 비대위원장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등 내외부적 요인 탓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 전 장관은 현역 의원 2명, 원외 1명으로 러닝메이트를 구성하고 ‘어대한’ 추격에 나서게 됐다.
“구시대적 여의도 정치”…러닝메이트 비판했지만 속내는 ‘구인난’
유력 당권주자들이 러닝메이트와 함께 전당대회 경쟁에 돌입한 반면 나경원, 윤상현 의원은 나 홀로 당권에 도전한다.
나 의원은 러닝메이트에 대해 “구시대적 여의도 정치”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러닝메이트가 줄 세우기 정치의 연장선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치권에 따르면 7·23 전당대회가 한 전 비대위원장과 원 전 장관 간의 양자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함께할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 의원이 ‘무계파’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확장력보다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나 의원이 중립을 강조한 것이 친윤계는 원 전 장관에게, 비윤계는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또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차기 권력과 멀어진 것도 나 의원을 공개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등장하지 않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정치인들은 권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차기 대권 주자를 지지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계파의 지지를 받거나, 차기 대권 주자가 아닐 경우 구인난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구인난은 4인의 당대표 후보 중 가장 세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윤 의원도 마찬가지다. 윤 의원은 러닝메이트에 대해 당헌·당규 위반으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이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해 나 홀로 경쟁에 나서야 하는 만큼 세력 결집보다 견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당대표 후보들이 러닝메이트 구성부터 양극화를 보이이고 있어 7·23 전당대회는 ‘어대한’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친윤의 지지를 받는 원 전 장관이 이를 추격하는 양자대결 구도로 굳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